지(知)와 부지(不知)…“끝없이 돌고 도는 수레바퀴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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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知)와 부지(不知)…“끝없이 돌고 도는 수레바퀴와 같다”
  • 한정주 기자
  • 승인 2015.05.14 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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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이덕무의 『이목구심서』와 『선귤당농소』로 본 일상의 가치와 미학(87)
 

[한정주=역사평론가] 노자(老子)가 말하기를 “알면서도 알지 못한다고 하는 것은 상(上)이고, 알지 못하면서도 안다고 하는 것은 병(病)이다”라고 하였다.

알지 못하면서도 안다고 말하는 것이 바로 병(病)이라고 한다면, 알면서도 알지 못한다고 말하는 것 또한 바로 잘못된 것이 아니겠는가.

공자가 말하기를 “아는 것을 안다고 하고 알지 못하는 것을 알지 못한다고 하는 것, 그것이 바로 아는 것이다”라고 하였다.

이와 같은 말들은 공평하고 명백하여 후대에도 폐단이 없다. 가히 만세(萬歲)의 법으로 삼을 만하다.  

老子曰 知不知上 不知知病 不知而曰知 儘是病也 知而曰不知 無乃曲乎 孔子曰 知之爲知之 不知爲不知 是知也 平白無後弊 可爲萬世之法也. 『이목구심서 6』

사람의 삶은 아무리 발버둥 쳐봤자 ‘지(知)’와 ‘무지(無知)’ 사이를 오고 가는 운명에서 벗어날 수 없다.

안다고 해서 아는 것이 아니고, 알지 못한다고 해서 알지 못하는 것이 아니다. 아는 것도 다시 생각해보면 알지 못하는 것이고, 알지 못하는 것도 다시 생각해보면 아는 것이다.

아는 것 가운데 모르는 것이 있고, 모르는 것 가운데 아는 것이 있다. 왜?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은 끝없이 돌고 도는 수레바퀴와 같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일찌감치 ‘지(知)’에 도달할 수 없고 ‘무지(無知)’에서 벗어날 수 없는 것이 나의 운명임을 깨우치고 받아들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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