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기업, 9년간 조세회피처에 36조원 직접투자…탈세·재산은닉 악용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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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대기업, 9년간 조세회피처에 36조원 직접투자…탈세·재산은닉 악용 의혹
  • 이성태 기자
  • 승인 2017.10.30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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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대기업에서 지난 9년간 조세회피처로 흘러간 돈이 36조1130억원으로 확인됐다.

30일 더불어민주당 박광온 의원이 국세청과 한국은행, 한국수출입은행의 ‘해외투자현황’ 등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2008~2016년 국내 대기업은 케이만군도, 버진아일랜드, 버뮤다, 바하마, 리히텐스타인 등 조세회피처 국가들에 594조858억원(9월말 현재 환율 기준)을 송금했다.

반면 다시 국내로 들어온 수취액은 428조4518억원으로 송금액보다 165조6340억원이 적었다.

대기업 전체 송금액 가운데 직접투자 금액은 36조원 규모로 파악됐다.

직접투자는 수출입 결제대금이나 제3국 투자를 위해 경유한 금액 등을 제외한 조세회피처 국가에 회사나 공장 등을 설립하거나 부동산 취득 등에 사용한 금액을 말한다.

최근 9년간 국내 개인과 법인의 해외직접투자 전체 규모는 280조5848억원으로 연평균 31조1760억원이다.

2008년 26조151억원에서 지난해 40조1184억원으로 154.2%(14조1032억원)나 증가했다.

같은 기간 조세회피처 국가에 대한 직접투자는 총 44조7832억원으로 연평균 4조9759억원으로 해외직접투자 전체 규모의 16% 수준이다.

이 가운데 80.6%(36조1130억원)가 대기업의 직접투자 금액이었다.

대기업들의 조세회피처 직접투자는 규모는 2008년 1조6191억원에서 지난해 5조8367억원으로 360.5%(4조2175억원) 급증했다.

조세회피처로 흘러간 대기업의 돈은 직접투자를 가장한 재산은닉이나 탈세에 악용될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조세회피처는 법인세의 세율이 ‘0’이거나 매우 낮아 수출대금 등을 보내 외국인자금으로 둔갑시켜 국내로 들여오거나 자금세탁용 거래지로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

실제 국세청의 역외탈세에 대한 세무조사부과건과 추징금액은 매년 증가하고 있다. 해외직접투자 증가에 따라 탈세범죄도 증가했다는 의미다.

2008년 1506억원(30건)이던 국세청 역외탈세 징수세액은 2010년 5019억원(95건)으로 증가하더니 2013년 1조원(211건)을 넘어섰다.

특히 2014년 1조2179억원(226건), 2015년 1조2861억원(223건), 2016년 1조3072건(228건)으로 증가추세다. 2008년과 비교하면 760%나 늘었다.

박광온 의원은 “조세회피처로 들어간 직접투자 금액의 성격을 면밀하게 분석해야 한다”면서 “대기업의 이전가격 조작, 사업구조 재편 등을 활용한 지능적인 조세회피에 철저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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