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업체 인건비 부담 가중…카카오, 1년 새 7%p 상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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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업체 인건비 부담 가중…카카오, 1년 새 7%p 상승
  • 이성태 기자
  • 승인 2022.05.04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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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XO연구소, 110개 기업 중 44곳 인건비율 증가…제주항공·진에어 40% 안팎

국내 IT 기업들의 인건비 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 상위 IT 기업들의 매출 대비 인건비 비율(인건비율)은 지난해 기준 11%대 수준으로 3%대 유통·상사 관련 업종과 비교하면 확연한 차이를 보였다.

특히 국내 대표 IT 업체 카카오는 1년 새 인건비율이 7%포인트 이상 높아져 인건비 부담이 눈에 띄게 커진 것으로 파악됐다. 또 조사 대상 110개 대기업 중에서는 코로나 여파 등으로 인해 중저가 항공사인 제주항공과 진에어의 작년 인건비율은 40% 내외에 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4일 기업분석전문 한국CXO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주요 110개 대기업의 인건비율은 2019년 7.5%에서 2020년 7.6%, 2021년 7.2% 순으로 나타났다.

2020년 대비 2021년 인건비율은 0.4%포인트 수준으로 낮아졌다. 이는 최근 1년 새 인건비 규모가 14.1% 정도 오를 때 매출 덩치는 20.8% 성장했기 때문이다. 2020년 대비 2021년 인건비 규모는 60조원대에서 69조원대로 성장했는데 매출은 800조원대에서 977조원대로 더 크게 상승하면서 인건비율이 내림세로 돌아선 것이다.

조사 대상 110개 기업 중 66곳은 2020년 대비 2021년 인건비율이 낮아졌다. 반면 44곳은 높아졌다. 1년 새 인건비율이 1%포인트 이상 오른 곳은 110곳 중 12곳이었다.

국내 IT 대표 업체 카카오가 가장 먼저 이름을 올렸다. 2019년과 2020년 인건비율은 각각 14.6%, 16.4%였다. 그러나 지난해에는 24.3%로 20%대를 훌쩍 넘겼다. 1년 새 인건비율이 7.9%포인트 높아져 상승폭이 가장 컸다. 이는 카카오가 2017~2020년 5년간 20% 미만 수준의 인건비율을 유지해왔던 것에 비하면 눈에 띄게 인건비 부담이 가중된 모습이다.

카카오와 함께 IT 업종 중에서 엔씨소프트 3.1%포인트(2020년 19.9%→2021년 23%), 삼성SDS 2.7%포인트(26.9%→29.6%), 네이버 1.8%포인트(9.3%→11.1%), SK텔레콤 1.5%포인트(5.7%→7.2%), 현대오토에버 1.3%포인트(15%→16.3%) 등이 1%포인트 이상 인건비율이 올랐다. 전체 12개 업체의 절반이다. IT 업체들이 지난해 인건비로 인한 경영 고민이 깊었다는 의미다.

반면 제약업체 동아에스티는 2020년 대비 2021년 인건비율이 4%포인트 낮아졌다. 같은 기간 매출은 5865억원에서 5901억원으로 증가했는데 인건비 규모는 오히려 1054억원에서 822억원으로 줄었다. 인건비율도 18% 수준에서 13.9% 수준으로 4.1%포인트 낮아졌다. 하지만 인건비는 줄었지만 판매·관리비 등은 높아져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하락했다.

이어 대한항공 3%포인트(17.1%→14.1%), LX세미콘 2.8%포인트(7.7%→4.9%) 등의 인건비율 하락률이 컸다.

조사 대상 110개 대기업 중 매출에서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15%를 넘어선 곳은 10곳으로 파악됐다. 인건비율 상위 1~2위는 모두 중저가 항공사가 속했다.

제주항공은 작년 한 해 인건비율만 해도 41.2%에 달했다. 매출이 100원이라고 하면 이중 41원 정도가 임직원 인건비로 쓰였다는 얘기다. 전년 37.2%와 비교하더라도 4%포인트 높다.

진에어도 지난해 인건비율이 37.8%로 40%에 육박했다. 특히 2019년 기준 제주항공(13.2%), 진에어(11.7%) 모두 인건비율이 10%대였던 것을 감안하면 코로나로 인한 충격파가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됐다.

업종별로는 주요 11개 업종 중 지난해 기준 IT 업체의 인건비율이 11.8%로 가장 높았다. 이는 2019년(10.2%)·2020년(10.4%)보다 높다. 이어 자동차(9%), 식품(8.8%), 기계(8,7%), 전자(8.4%), 건설(5.7%) 순으로 인건비율이 5%를 넘었다.

이와 달리 유통·상사 업종은 3.6%로 낮았다. 매출에서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그만큼 적다는 얘기다. 이외에 석유화학(4.7%), 운송(4.4%) 업종도 인건비율이 5% 미만 수준을 보였다.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SK하이닉스, LG전자 등 국내 주요 4대 기업의 최근 10년간 인건비율 변동 현황은 다소간 차이를 보였다. 2020년 대비 2021년 기준 현대차, SK하이닉스, LG전자 인건비율은 감소세로 돌아섰지만 삼성전자만 유일하게 미세하게 증가세를 보인 점이 특징으로 꼽힌다.

삼성전자의 경우 지난 2018년 인건비율은 6.9% 수준이었다. 이후 2019년(7.06%), 2020년(7.92%), 2021년(7.93%) 순으로 지속적인 오름세를 보이고 있는 양상다. 최근 10년 중 2012년 인건비율은 4.6%로 최저치, 2021년에는 최고치 수준으로 기록됐다.

현대차는 지난 2016년 15.2%를 최고 정점으로 이후 인건비 비중을 줄여나가 지난해에는 12% 초반대로 떨어졌다. 작년 인건비율은 최근 10년 중 가장 낮은 수치다.

SK하이닉스는 매출에 따라 인건비율도 롤러코스터를 탔다. 최근 10년 중 지난 2019년에는 인건비율이 12.7%까지 높아졌지만 2017년에는 6.4%로 큰 차이를 보이기도 했다. 지난해는 8% 수준을 유지했다.

LG전자는 2017년까지 10% 미만 수준의 인건비율을 보였는데 2019년부터 13%대 정도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인건비율과 비교하면 여전히 5% 이상 차이를 보여 향후 인건비율을 지금보다 낮춰야 하는 과제가 주어졌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 소장은 “지난해 국내 IT 업체들은 전반적으로 매출 외형 성장보다는 인건비 상승 속도가 더 높아 이에 대한 경영 부담감이 커졌다”며 “향후 매출 증가 속도가 더디다고 판단할 경우 경영진은 급여 수준을 낮추거나 경우에 따라서는 일부 인력을 줄이는 구조조정 카드를 꺼내들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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