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취준생 울린 불법 다단계판매조직 적발…5억원 상당 부당이익 챙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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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취준생 울린 불법 다단계판매조직 적발…5억원 상당 부당이익 챙겨
  • 김윤태 기자
  • 승인 2018.02.02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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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민생사법경찰단은 20대 초·중반 대학생 등 청년층에 접근해 취업을 미끼로 유인한 후 합숙을 유도하고 대출을 알선하는 방법으로 건강기능식품 등을 판매한 불법 다단계 판매조직을 적발해 대표 등 총 8명을 검찰에 기소의견으로 송치했다고 2일 밝혔다.

총책 A씨는 과거 다단계 업체에서 하위판매원 부모에게 임대차 계약서를 위조·행사하는 방법으로 금전을 편취해 벌금형을 선고받은 전력이 있었다.

또한 피의자 다수는 2016년 이전부터 불법 다단계판매 영업정황이 있던 업체에서 같이 근무해 알고 있던 사이로 하위조직을 그대로 이전해 해당업체를 설립했다.

해당업체는 서울 시내에 본사와 교육장을 두고 5개소의 합숙소를 운영하면서 2016년 3월경 부터 지난해 5월경까지 취업준비생 등 60여명에게 건강기능식품과 화장품 등을 판매해 5억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챙겼다.

이들이 판매한 건강식품과 화장품은 업체 공급가 대비 4~5배 높은 가격이다.

피의자들은 업체 내에 이사-오너-참모-팀장-사원으로 연결된 다단계 판매조직을 결성해 기능적으로 역할을 분담하고 보고·지시체계를 유지하는 등 매우 조직화된 범행을 했다.

또한 소속 판매원들에게 신규 가입대상자 유인방법을 교육한 후 이들에게 지인이나 채팅 어플로 접근한 20대 청년들을 대상으로 “백화점 보안직 등 좋은 취직 자리가 있다”는 기만적 방법으로 합숙소 근처로 유인하도록 지도했다.

유인된 청년 상당수는 거짓명목으로 유인된 사실에 대해 매우 큰 배신감을 느꼈기 때문에 합숙소에 입실시키려는 과정에서 물리적 충돌까지 발생했다. 특히 판매원 B는 유인된 청년을 폭행해 벌금형을 선고받은 사실이 있었다.

유인 대상자가 합숙소에 들어오면 3일간 밀착교육으로 고수익에 대한 기대감을 갖도록 하, 지속적인 설득‧회유 및 밀착감시로 심리적으로 압박해 결국 이들로 하여금 1500만원을 대출받도록 유도한 후 투자금 명목으로 1070만원 상당의 물품을 판매하고 나머지는 합숙비와 생활비로 사용하도록 했다.

선임판매원은 이들에게 1대 1 밀착교육과 성공사례 교육을 통해 하위판매원을 계속 늘려 이사가 되면 월 1000만원을 벌 수 있다고 현혹하는 한편 대출을 받을 때까지 계속 설득·회유하면서 외부와의 연락을 감시하고 외출시에도 선임판매원과 공동으로 이동하도록 하는 등 심리적으로 압박했다.

또한 2금융권의 대출심사를 통과할 수 있도록 전화 응답방법을 일러주거나 허위급여를 입금하여 주는 등 대출과정에도 적극 관여했다.

이렇게 가입된 판매원들은 투자비 회수를 위해 필사적으로 신규판매원 모집활동을 했지만 사업구조상 신규 판매원 유치와 이사승급이 어려웠기 때문에 대부분은 판매원 활동을 그만두게 됐다.

신규 판매원을 유인해 고액의 물품을 판매하는 것이 쉽지 않았고 더욱이 이사로 승급하려면 자신의 하위에 다수의 판매원을 가입시킨 후 당월에 자신의 하위판매원들이 8500만원 상당의 매출을 올려야 했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이사직급 달성은 매우 어려웠다.

결국 이들은 1500만원 상당의 원금과 고금리의 이자를 상환하기 위해 공장에서 일하거나 막노동을 하고 있었으며 지인을 끌여들인 자책감과 인간관계 단절 등의 고통도 함께 겪고 있었다.

상당수는 부모에게 대출 받은 사실을 알리지 못하고 있었으며 2년 이상 활동한 중간급 판매원도 빚에 시달리면서 가입을 매우 후회했다.

서울시 민생사법경찰단은 “이번 사건은 내사 초기에 업체가 폐업 및 사업장을 이전하고 점조직 형태로 은밀하게 영업하는 등의 어려움에도 끈질긴 수사로 결국 이들을 입건했다는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이들에게 적용된 방문판매법 위반 혐의는 무등록 다단계 판매조직 개설·관리·운영, 부담행위, 취업 등을 거짓명목으로 내세워 유인하는 행위 등 3개 조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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