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상장사 매출 19조원 급락…업종별 FBI 웃고 CIA 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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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상장사 매출 19조원 급락…업종별 FBI 웃고 CIA 울고
  • 이성태 기자
  • 승인 2021.05.17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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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XO연구소, 매출증가율 999% 씨젠 1조 클럽 입성…도부마스크도 34배 증가

지난 한 해 국내 1000대 기업의 매출 외형은 전년 대비 20조원 가까이 감소했고 매출 1조 클럽 가입 기업 숫자도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기업분석 전문 한국CXO연구소에 따르면 코로나19가 본격 발생한 지난해 국내 1000대 기업의 매출액은 1489조원 수준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9년 1508조원보다 19조원(1.3%) 감소한 규모다.

코로나19라는 복병을 만나 매출 외형 1500조원대가 무너져 2017년(1492조원) 이전 수준으로 뒷걸음질친 것이다.

국내 1000대 기업 매출은 지난 2012년 1482조원을 기록한 이후 2013년 1442조원으로 성장 정체기로 이미 접어들었다. 특히 코로나19는 한국 경제의 외형을 2017년 이전 수준으로 돌려버렸다.

지난해 매출 1조 클럽 기업 숫자가 1년 전보다 줄어든 것도 매출 감소의 한 요인이다. 1000대 기업 중 매출 1조원이 넘는 회사는 지난 2016년 184곳, 2017년 187곳, 2018년 199곳, 2019년 209곳으로 점차 증가 추세를 보여왔다. 그러나 지난해에는 204곳으로 전년 대비 5곳이 줄어 증가세가 꺾였다.

쌍용씨앤이(2019년 1조447조원→2020년 9926억원), 신세계건설(1조161억원→9567억원), 대웅제약(1조51억원→9447억원), 이수화학(1조2121억원→9434억원), 남양유업(1조182억원→9360억원) 등이 매출 1조 클럽에서 탈락했다.

반면 새로 입성한 기업들도 있다. 한섬(9945억원→1조1947억원), 셀트리온(9818억원→1조6897억원), 실리콘웍스(8671억원→1조1618억원), 삼성바이오로직스(7015억원→1조1647억원) 등이 매출 1조 클럽 반열에 새로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매출 10조원이 넘는 슈퍼기업 숫자도 2곳 줄어든 30곳으로 조사됐다. 대한항공(12조177억원→7조4050억원), 현대건설(10조146억원→9조3201억원), SK네트웍스(10조5741억원→8조629억원) 등은 매출 10조 클럽에서 탈락했다.

반면 삼성증권(6조5271억원→10조8166억원)은 10조원대 매출 기업군에 신규 합류했다.

매출 10조 클럽 숫자는 지난 2017년 37곳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지만 2018년 35곳, 2019년 32곳으로 줄어드는 흐름을 보였다. 특히 지난해 매출 10조 클럽 대기업 숫자는 30곳으로 2010년과 2011년 수준과 같았다. 매출 10조 클럽 가입 기업 숫자가 10년 전으로 회귀한 것이다.

지난해 국내 매출 1000대 기업 중 전년 대비 가장 많이 오른 곳은 삼성전자였다. 2019년 154조원에서 지난해는 166조원(연결기준 236조원)으로 코로나 상황에서도 회사 외형이 11조원(7.5%) 넘게 커졌다.

일반 제조사 중에서는 SK하이닉스 5조2042억원(25조3207억원→30조5249억원), 현대자동차 1조5053억원(49조1556억원→50조6610억원), LG이노텍 1조5052억원(7조7850억원→9조2902억원), SK이노베이션 1조2970억원(2조5111억원→3조8082억원), LG디스플레이 1조1409억원(21조6583억원→22조7992억원) 등이 1년 새 매출 1조원 넘게 덩치가 커졌다.

반면 1조원 넘게 회사 외형이 줄어든 곳도 10여곳이나 됐다. 에쓰-오일 매출은 7조원 넘게 주저앉았다. 2019년만 해도 24조3939억원 수준이던 매출은 작년 16조7355억원으로 떨어졌다.

이어 대한항공 4조6127억원, 한국가스공사 3조8996억원(23조9038억원→20조41억원), 포스코 3조8635억원(30조3735억원→26조5099억원), 포스코인터내셔널 3조5188억원(22조7437억원→19조2248억원) 등도 3조원 이상 매출이 사라졌다.

매출증가율 1위는 코넥스 기업인 도부마스크였다. 2019년 매출액은 34억원 수준에 불과했다. 당시 전체 상장사 중 매출액 순위는 2000위에도 들지 못했다. 그러나 코로나19가 한창이던 지난해에는 1240억원(883위)의 매출로 전년 대비 3475% 성장이라는 경이적인 기록을 달성했다. 코로나19 유행으로 마스크가 회사 성장의 큰 효자 노릇을 해주었다.

코로나 진단키트로 잘 알려진 씨젠도 2019년 971억원이었던 매출이 지난해에는 1조685억원으로 999.8% 성장 신화를 기록했다. 2019년 매출 순위는 1000위 밖이었지만 지난해에는 197위에 안착했다. 1년 새 800계단 넘게 매출 순위가 점프했다.

코로나 유행으로 업종에 따라 매출 희비도 크게 교차했다. 크게 보면 금융(Financial), 바이오(Bio), 정보·게임 등(IT) 업체 등이 포함된 ‘F·B·I’ 기업들의 매출 실적이 대체로 상승 바람을 탔다.

금융 업종에서는 이베스트투자증권(매출 증가율 84.4%), 한화투자증권(74.8%), 키움증권(68.3%) 등의 매출 실적이 1년 새 60% 이상 뛰었다. 바이오 업종에서는 바이오니아(610.8%), 랩지노믹스(259.8%), 바디텍메드(106.6%) 등의 덩치가 커졌다. 정보·게임 업체 중에서는 웹젠(68.6%), KG모빌리언스(62.7%), 엔씨소프트(47%) 등의 매출 증가 실적이 두드러졌다.

이와 달리 석유·화학(Chemical), 철강(Iron), 항공(Air) 업계를 중심으로 한 이른바 ‘C·I·A’ 업종들은 코로나에 매출 직격탄을 맞았다.

주요 석유화학 업종 중에서는 아모레퍼시픽(매출 하락률 22.9%), 이수화학(22.2%) 등의 외형이 전년 대비 20% 넘게 하락했다. 금속·철강 관련 회사 중에서는 세아베스틸(19.8%), 포스코(12.7%), 한국철강(11.9%) 등의 외형이 작아졌다. 코로나 유행으로 항공 업계는 제주항공(72.8%), 진에어(70.1%), 아시아나항공(39.9%) 등 매출 타격이 심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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