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역사박물관, ‘한양 여성, 문밖을 나서다-일하는 여성들’ 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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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역사박물관, ‘한양 여성, 문밖을 나서다-일하는 여성들’ 전시
  • 김윤태 기자
  • 승인 2023.05.04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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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역사박물관은 서울역사문화특별전 ‘한양 여성, 문밖을 나서다-일하는 여성들’을 오는 5일부터 10월3일까지 기획전시실(1층)에서 개최한다고 4일 밝혔다.

이번 전시는 조선시대 한양도성 안팎에서 활동한 왕비부터 궁녀·의녀·무녀까지 다양한 계층 여성의 일과 삶에 대해 살펴볼 수 있는 전시다.

전시는 한양 여성의 활동 공간에 따라 3개로 구분해 ‘1부 규문 안에서’, ‘2부, 도성 안에서 일하다’, ‘3부 도성 밖, 염원하다’로 구성돼 있으며 각 공간은 대문과 성문 등으로 구분돼 있다.

1부 ‘규문 안에서’에서는 조선시대 여성 활동공간으로 대표되는 규문 안 규방에서 유교 규범서를 통한 교육과 함께 시대에 따른 여성의 지위변화와 가계경영과 관련된 내용을 살펴본다.

주요 유물로는 인현왕후가 폐출돼 친가에 머무르는 동안 여성들의 교육을 위해 만든 일종의 보드게임인 ‘규문수지여행지도’와 101세 된 어머니를 위한 잔치를 기록한 ‘경수연도’, 남성의 지위에 따라 여성의 지위가 변화된 것을 보여주는 ‘오성학 일가 교지’ 등이 전시된다.

규문을 나서서 만나는 2부 ‘도성 안에서 일하다’에서는 궁궐 안 왕비와 궁녀부터 시전의 여성상인, 내의원·혜민서에서 일하던 의녀까지 다양한 신분의 여성들을 활동을 확인할 수 있다. 한양 인구의 절반을 차지하던 여성들은 보이거나 보이지 않은 곳곳에서 일하며 조선의 수도 한양을 지탱하고 움직이는 역할을 했다.

영조 34년(1767년) 경복궁 광화문터에 세워진 홍살문을 지나면 영조의 계비 정순왕후가 양잠의 신인 서릉씨(西陵氏)에게 제사를 지낸 친잠단을 만날 수 있다.

전시장 내에는 1767년 경복궁터에서 행한 친잠례 당시 설치된 친잠단을 실제 크기로 재현하고 영상을 통해 친잠례를 체험할 수 있다.

주요 유물로는 왕비가 직접 뽕잎을 딸 때 입었던 ‘국의(鞠衣)’와 함께 ‘친잠례 제기’ 재현품과 영조 당시 경복궁 내 친잠례 장소가 그려진 ‘경복궁도’ 등이 전시된다.

궁에서 일하는 여성인 궁녀는 궁중의 가사업무와 재산관리 행사 운영도 맡았으며 내명부 품계를 받는 여관 밑에서 일하는 하인인 비자, 방자, 무수리 등도 궁녀로 불렀다.

주요 유물로는 궁녀가 활동한 ‘수라간 현판’과 수방 궁녀들의 솜씨를 볼 수 있는 ‘금사봉황흉배와 자수본’, 1895년 고종과 명성황후를 모시던 대전 상궁과 각 궁의 궁녀들의 월급을 기록한 ‘을미년 분료발기’ 등이 전시된다.

태종 때 여성을 진료하기 위해 생겨난 직업인 의녀는 별도의 의술을 교육받았으며 여성을 대상으로 진맥과 시침을 하였으나 직접적인 처방은 의원이 맡았다. 조선 후기에는 악기와 춤을 익혀 관청에서 기녀로 일하기도 했다.

전시장 내에 조선시대 대나무와 식물로 제작된 가림시설인 취병을 재현하여 정취를 느낄 수 있도록 했다.

주요 유물로는 의녀의 일과 교육내용이 기록돼 있는 ‘내의원식례’, ‘혜국지’와 의녀가 배웠던 의학서적인 ‘동인경’, ‘부인양방’ 등이 전시된다.

한양 곳곳에는 여성이 운영하는 시전인 여인전이 있었다. 이러한 여인전을 통해 이들이 팔던 물건들과 여성상인들의 호소를 통해 이를 살펴본다.

한양의 여인전으로는 과일을 팔던 우전(隅廛), 채소와 나물을 팔던 채소전(菜蔬廛), 반찬 등을 팔던 좌반전(佐飯廛), 침과 바늘을 파는 침자전(針子廛), 분과 연지를 파는 분전(粉廛), 족두리와 패물을 파는 족두리전(簇頭里廛) 등이 있었다. 이러한 여인전들은 규모가 작고 영세해 국역을 부담하지 않았지만 각 관청의 잡역에 동원되거나 각종 물건을 바치기도 했다.

주요 유물로는 여인전의 여성상인의 상언(上言)과 비변사의 처분이 기록된 ‘시폐(市弊)’와 여인전에서 팔거나 한양 여성이 시전에서 구매했던 물품인 족두리, 화장용기, 바늘집, 비녀 등이 전시된다.

한양은 유교국가인 조선의 수도로 유교의 왕도정치가 실현되는 순수한 공간으로 도성 안 승려 출입과 무녀의 거주를 금지했으며 여성의 사찰 출입도 금지했다. 그러나 무녀는 도성 밖 활인서에 소속됐으며 조선 후기에 여성들은 도성 밖 사찰을 기도처로 방문했다.

조선 초 도성 안에는 왕실 여성들이 출가한 정업원, 인수원, 자수원 등이 있었으며 16세기 이후 사찰은 점차 도성 밖으로 밀려났다. 왕실 여성은 한양 인근은 물론이고 전국 각지에 사찰에 불사를 통해 왕실의 번영을 빌었다.

광희문을 70% 크기로 재현된 성문 밖으로 나서면 남양주 수종사탑을 재현한 탑을 만날 수 있는데, 이 탑에서는 인목대비가 서궁 유폐가 풀려난 1년 후 발원한 불상이 발견됐다. 이 불상과 함게 서궁에 유폐가 됐을 당시 자신의 가족을 위해 발원한 불경인 ‘금광명최승왕경(金光明最勝王經)’이 함께 전시된다.

이와 함께 상궁 최씨가 다음 생에 남자로 태어나 깨달음을 얻도록 발원한 의정부 원효사 소장의 ‘묘법연화경’이 2004년 발견 후 최초로 공개된다.

도성 밖에 있었던 활인서는 백성들의 구제와 치료를 맡고 전염병이 도성 안으로 유입되는 것을 방지했다. 한양의 무녀는 활인서에 속해 백성들을 돌보았다.

전시장에서는 은평구 진관동에 위치해 세종대왕의 여섯째아들로 단종 복위를 하던 중 죽임을 당한 금성대군을 모신 금성당 하당을 재현했다.

주요 유물로는 서울굿 중 서대문 밖에서 주로 행하던 굿거리 절차를 그린 ‘무당내력’과 금성당에 보관되었던 ‘삼불사 할머니 무신도’를 비롯한 ‘금성당 무구’ 등이 전시된다.

전시유물 중 금사봉흉배 등 11건은 유물의 보존상태를 위해 교체 전시된다.

이번 전시는 인근 국공립박물관과 연계한 스탬프 투어와 유튜버가 함께하는 라이브 방송 등의 행사가 진행될 예정이다.

스탬프 투어는 서울역사박물관을 비롯해 국립민속박물관, 대한민국역사박물관, 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관, 국립고궁박물관, 서울공예박물관 등 6개 기관이며 운영 기간은 오는 28일까지다.

관람객은 각 박물관의 필수 전시를 관람 후 스탬프를 받고 세 번째, 여섯 번째 관람 박물관에서 소정의 선물을 받을 수 있다.

전시를 한층 쉽고 재미있게 알려주기 위하여 역사 관련 유튜브와 함께하는 라이브 방송이 5월 중 예정돼 있다.

이번 전시는 오는 어린이날인 5일부터 개천절인 10월3일까지 5개월간 서울역사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진행되며 시민 누구나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관람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이며 매주 월요일은 휴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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