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기획 별관, 중소건설사가 시공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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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기획 별관, 중소건설사가 시공하는 이유
  • 심양우 기자
  • 승인 2014.02.19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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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계열 4개 건설사 대신 홍라희씨 셋째 동생 2대주주인 장학건설 시공

▲ 제일기획이 서울 한남동 736-12번지에 지상 5층, 지하 3층 규모로 신축하고 있는 별관 공사 현장. <사진:심양우 기자>
제일기획이 서울 한남동 본사 인근에 신축하고 있는 별관 공사를 삼성 계열 건설사가 아닌 중소건설사가 시공하고 있어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제일기획은 지난해 4월 서울 한남동 736-12번지에 지상 5층, 지하 3층 규모의 별관을 신축하고 있다. 대지면적 316.61㎡, 연면적 2561.47㎡ 규모로 당초 지난해 말 완공예정이었지만 올 상반기로 시기가 늦춰졌다.

그런데 제일기획 별관 신축공사는 삼성그룹 계열사가 아닌 중소건설사가 맡아 현재 1층 바닥 콘크리트 타설 공사까지 마무리했다.

▲ 홍라희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왼쪽)과 셋째 동생 홍석준 보광창업투자 회장
삼성그룹 계열사인 제일기획이 그룹 내 건설 관련 계열사인 삼성물산, 삼성중공업, 삼성에버랜드, 삼성엔지니어링 등 4개 건설사가 아닌 다소 낯선 장학건설을 시공업체로 선정한 것이다.

그동안의 관례에 따른다면 제일기획 별관 신축공사는 당연히 이들 4개 계열 건설사가 시공해야 한다. 따라서 제일기획의 중소건설사 선정은 이례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와 관련 제일기획 관계자는 “삼성물산과 삼성에버랜드에 의뢰했지만 지상 5층 규모의 별관 건설비용 자체가 워낙 작아 거절해 중소업체에 맡기게 됐다”고 설명했다.

2012년 현재 시공능력평가액 480억원으로 도급순위 376위인 장학건설은 1994년 설립됐다.

정세학 대표이사가 지분 81.93%를 보유한 대주주로 그동안 ‘다음 글로벌 미디어센터’, ‘애경디자인센터’, ‘서교동 스타일난다’ 등과 남서울·수원·아도니스 컨트리클럽하우스 등을 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이한 점은 정세학 대표이사에 이어 장학건설의 2대 주주가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부인 홍라희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의 셋째 동생인 홍석준 보광창업투자 회장이라는 사실이다.

홍 회장이 보유하고 있는 장학건설의 지분은 6.38%.

홍 회장과 정 대표는 경기고등학교와 서울대 선후배 사이로 알려졌다.

업계 일부에서는 두 사람의 관계가 장학건설의 제일기획 별관 신축공사 수주에 영향을 미친 것 아닌가 하고 해석하고 있다.

이와 관련 장학건설 기획실 관계자는 “뭐라 답변할 수 없다”면서 “노코멘트 하겠다”고 답변을 피했다.

제일기획 관계자는 “건설협회에서 수상실적이 있는 9개 회사로 압축해 입찰공고를 냈고 이 가운데 5개 업체가 입찰의사를 밝혀 장학건설을 선정했다”며 홍 회장과의 관련에 대해 “관심도 없고 아는 바도 없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홍석준 회장이 장학건설 2대 주주라는 것은 우연의 일치”라며 “홍 회장의 장학건설 지분보유 사실도 최근 알게 됐고 지분율도 얼마 안 되는 걸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 현재 1층 바닥 콘크리트 타설 공사가 마무리된 제일기획 별관 공사(원 안)는 올 상반기 완공 예정이다. <사진:심양우 기자>
<헤드라인뉴스>가 확인한 바에 따르면 장학건설은 이번 제일기획 별관 신축공사 외에도 삼성가(家) 발주공사에 다수 시공사로 선정됐다.

이건희 회장의 큰누이인 이인희씨가 고문으로 있는 한솔그룹의 강원도 원주 오크밸리 내의 한솔뮤지엄제임스터렐관을 시공했고 최근에는 이건희 회장의 사돈이었던 임창욱 대상그룹 명예회장의 서울 성북동 자택 공사도 장학건설이 맡았다.

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전처인 임세령 대상 상무의 청담동 건물 공사 시공사도 장학건설이었다.

대상그룹 계열사 가운데 동서건설이 있지만 장학건설이 시공을 맡았다는 것 역시 이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대기업이 계열 건설사를 제쳐두고 중소건설사에 시공을 맡기는 것은 흔치 않은 경우”라며 “특히 건설경기가 최악인 요즘에는 공사 규모가 무슨 상관이냐”고 되물었다.

다른 관계자도 “제일기획의 말처럼 경쟁수주를 통해 시공사를 선정한 것이 사실이라 하더라도 장학건설이 삼성가와 특별한 인연이 있는 것 또한 사실 아니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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