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5대 그룹 브랜드 수수료 5년간 3조원…내부 부당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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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5대 그룹 브랜드 수수료 5년간 3조원…내부 부당지원?
  • 이성태 기자
  • 승인 2015.09.16 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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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재벌그룹 지주회사의 브랜드 수수료가 매년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새정치민주연합 김기식 의원실 조사에 따르면 브랜드 수수료를 징수하는 5개 재벌그룹 지주회사의 브랜드 수수료는 2010년 4700억원에서 2014년 6710억원으로 40% 늘어났다.

그룹별로는 SK그룹이 9500억원, LG그룹이 1조3200억원, GS그룹이 3500억원, CJ그룹이 2290억원, LS그룹이 1140억원 등 5년간 총 3조원 받았다.

▲ <자료=김기식 의원실>

브랜드 수수료는 통상 브랜드 소유권을 가진 회사와 브랜드 사용회사 간의 계약이나 외부감정평가 등을 통해 징수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 재벌그룹들의 경우 브랜드 소유권이 누구에게 있는지 실태조차 명확히 조사되지 않았다.

또한 회사마다 브랜드 수수료를 징수하는 기준도 제 각각인데다 매출액을 기준으로 수수료를 징수하다보니 수수료를 내야하는 기업 입장에서는 흑자나 적자와 같은 기업 경영 상황과는 상관없이 부담을 떠안게 돼 이는 고스란히 회사 수익성 악화로 이어져 소액주주들과 투자자들의 불이익으로 이어지기 쉽다.

이처럼 브랜드 수수료 소유권 실태도 불분명하고 수수료 징수방식도 제멋대로인 상태에서 재벌총수 일가가 자신들이 주요 주주로 있는 지주회사를 통해 자회사들로부터 과도한 수수료 징수해 부당지원 우려도 커지고 있다.

실제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일가가 지분의 31.8% 소유하고 있는 ㈜한화의 경우 올해 7월부터 내년 말까지 한화건설, 한화생명보험 등 4개 회사로부터 약 784억원을 브랜드 수수료로 수취하기로 했다.

지주회사가 브랜드 수수료를 징수하는 방식과 내용 기준이 불명확한 상태에서 지주회사가 아닌 ㈜한화가 계열회사로부터 브랜드 수수료를 징수하고 있는 것이다.

2012년 기업분할을 통해 지주회사로 설립된 한국타이어 월드와이드의 경우 자회사인 한국타이어로부터 매출의 0.5%를 브랜드 수수료로 징수해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한국타이어 월드와이드는 이명박 전 대통령 사돈인 조양래 회장 일가가 지분의 73%를 소유하고 있는 지주회사다.

반면 롯데관광개발의 경우 롯데 브랜드를 사용하고 있지만 롯데그룹 관계사 어디에도 브랜드 수수료를 납부하고 있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관광개발 김기병 회장은 신격호 롯데 총괄회장의 막내 여동생인 신정희 동화면세점 대표의 남편이다.

특히 롯데그룹 계열사인 롯데JTB는 여행사업을 주 매출로 하고 있어 롯데관광개발과 사업 영역이 겹치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총수일가에 의한 회사기회 유용 논란이 예상된다.

김기식 의원은 “브랜드 수수료가 갈수록 증가하고 있고 현실에서 최소한 공정거래위원회는 현재 브랜드 수수료 수취현황, 금액 결정기준 및 상표권 소유관계 등을 파악하고 부당지원 가능성 여부를 판단해 브랜드 수수료 명분으로 재벌 총수일가의 사익 추구 수단이 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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