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대 기업 비오너 여성 150명…전체 임원의 2.2% 불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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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대 기업 비오너 여성 150명…전체 임원의 2.2% 불과
  • 이성태 기자
  • 승인 2016.04.27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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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2만기업연구소, “2018년 전후 200명 돌파 예상…1971년생 20명 최다”

국내 100대 기업에는 비오너 출신 여성 임원 150명 활약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외이사와 비상근 임원을 제외한 100대 기업 전체 임원 6829명의 2.2% 수준이다.

100개 기업 중 여성 임원을 단 한 명이라도 배출한 회사도 올해 처음 40곳을 넘어선 것으로 조사됐다.

 

27일 한국2만기업연구소(소장 오일선)에 따르면 국내 100대 기업 비오너 출신 여성 임원 수는 지난 2004년 13명에서 올해 150명으로 12배 가까이 늘었다.

오너가(家) 출신 11명까지 합치면 국내 100대 기업 여성 임원 숫자는 모두 161명이다.

비오너 출신만 놓고 볼 때 100대 기업 중 여성 임원 숫자는 2013년 13명에서 2006년 22명, 2010년 51명, 2011년 76명 등으로 꾸준히 증가해왔다.

2013년에는 여성 임원 100명 시대를 열었다. 하지만 다음해인 2014년에는 106명으로 상승 추세가 한풀 꺾이기도 했다.

여기에는 KT 여성 임원이 급격히 줄어든 영향이 컸다. 국내 여성 임원 증가에 첨병 역할을 해왔던 KT가 2013년 26명이던 여성 임원을 2014년에는 7명으로 크게 줄였다.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하면서 여성 임원도 추풍낙엽처럼 많이 감소한 것이다.

그러나 다음해부터 기업마다 여성 임원을 늘리려는 분위기가 되살아나면서 2015년 138명에서 올해는 150명으로까지 상승 곡선을 이어갔다.

오일선 한국2만기업연구소 소장은 “지금과 같은 여성 임원 증가 추세라면 2018년을 전후로 국내 100대 기업 여성 임원 200명 시대를 맞이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오 소장은 “기업 경영진이 여성 임원 역할의 중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돼 있고 금융감독원이 2013년 말부터 정기보고서에 임원 성별을 기재하도록 한 제도 시행이 여성 임원을 증가시키는데 한몫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100대 기업 중 여성 임원을 단 한 명이라도 배출한 기업 숫자도 올해 처음 40개 기업으로 늘어났다.

연도별 여성 임원을 보유한 기업 수는 2004년 10곳, 2006년 13곳, 2010년 21곳에서 2011년 30곳, 2013년 33곳, 2015년 37곳으로 증가했다.

그러다 올해 처음 10곳 중 4곳 꼴로 여성 임원을 보유한 기업이 많아졌다. 향후 100대 기업 중 50곳 이상으로 늘어날 경우 여성 임원 증가 속도가 더 빨라지는 전환기를 마련할 것으로 오 소장은 예상했다.

올해 비오너 여성 임원을 가장 많이 배출한 기업은 삼성전자로 44명이었다. 아모레퍼시픽은 10명의 여성 임원을 배출하며 2위를 기록했다. 아모레퍼시픽은 여성 소비재를 판매하는 업종 특성과 서경배 회장의 여성 경영 참여 의지가 맞물리면서 다수의 여성 임원을 탄생시킨 바 있다.

이어 삼성물산(9명), KT(8명), 롯데쇼핑·네이버(각 7명), 삼성SDS(6명), SK텔레콤·코오롱인더스트리(각 5명)도 여성 임원을 다수 배출한 기업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전체 임원(사외이사 및 비상근 제외) 중 여성이 차지하는 비율만 놓고 보면 네이버가 가장 높았다.

지난 3월 사업보고서 기준 네이버 전체 임원 숫자는 41명으로, 이중 여성 임원은 17.1%나 됐다. 10명 중 2명 정도가 여성 임원으로 활약하고 있는 셈이다.

아모레퍼시픽도 69명의 임원 중 14.5%가 여성이다. 코웨이도 여성 임원은 3명에 그쳤지만 전체 임원이 27명인 것을 감안하면 11.1%로 높은 편에 속했다.

코오롱인더스트리도 9.3%로 여성 임원 비중이 컸다. 이어 오뚜기·LG생활건강(각 9.1%), 삼성SDS(7.5%), KT(6.8%), CJ제일제당(6.1%), SK텔레콤(5.3%)도 여성 임원이 상대적으로 많은 상위 10개 기업 안에 속했다.

100대 기업 여성 임원의 재임 기간은 2년 이하가 60.7%로 가장 많았다. 3~4년차는 22.0%였고 5~9년차는 15.3%로 나타났다. 그러나 10년 이상 된 여성 임원은 2.0%에 불과했다.

 

여성 임원 중 최장수는 LG전자 류혜정 상무로 확인됐다. 류 상무는 지난 2005년 1분기 보고서에 임원으로 최초 공시돼 올해로 11년째 임원직을 유지해오고 있다.

1965년생인 류 상무는 연세대 전산학을 전공했다. 2005년 단말연구소를 거쳐 지금은 CIC차세대 컨버전스 연구소장직을 맡고 있다.

여성 임원 승진 형태별로는 내부 승진(63.4%)이 외부 영입(36.6%)보다 많았다. 외부에서 여성 임원을 다수 수혈해오던 패턴에서 벗어나 점차 내부에서 여성 임원을 발탁하는 쪽으로 무게중심이 옮겨지고 있다는 의미다.

조사 대상자 중 학부 대학과 전공을 확인할 수 있는 여성 임원 중에서는 이화여대 출신이 11명으로 가장 많았다.

LG생활건강 이정애 부사장(1963년·경제학)을 비롯해 아모레퍼시픽 김영소 상무(1967년·화학), 대한항공 유영수 상무보(1969년·영문학) 등이 이화여대 동문 출신 여성 임원들이다. 다음으로는 서울대와 연세대 출신이 각각 8명씩으로 많았다.

학부 전공은 인문사회계열이 45.1%로 높은 가운데 이공계열도 43.1%나 됐다. 상경계열은 11.8%로 가장 적었다.

대표적인 이공계 출신으로는 두산 신미남 사장(한양대 재료공학), GS건설 이경숙 상무(고려대 화학공학), KT 윤혜정 상무(충남대 계산통계학) 등이 활약 중이다.

여성 임원의 출생 연도별로는 올해 45세인 1971년생이 20명으로 가장 많았다. 삼성전자 오시연 상무, 삼성물산 박남영 상무, 롯데쇼핑 송승선 상무보, LG생활건강 최연희 상무 등이 1971년생 동갑내기 여성 임원들이다.

 

최연소 임원으로는 올해 41세인 1975년생으로 코오롱인더스트리 서혜욱 상무보, 아모레퍼시픽 정혜진 상무, 네이버 이윤숙 이사 등 3명이 포함됐다.

한편 100대 기업 내 오너가 임원으로는 신세계 이명희 회장, 현대그룹 현정은 회장을 비롯해 호텔신라 이부진 사장, CJ제일제당 이미경 부회장, 효성 송광자 부사장 등이 포함됐다.

오너가 임원 중 1980년대생은 금호석유화학 박주형 상무(1980년생), 삼천리 이은선 이사(1982년생), 대한항공 조현민 전무(1983년생) 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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