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업종 매출 1년 새 11조5922억원 증발…10% 기업에 매출 90% 쏠림현상 극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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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업종 매출 1년 새 11조5922억원 증발…10% 기업에 매출 90% 쏠림현상 극심
  • 이성태 기자
  • 승인 2016.05.23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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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전자 업종 1000대 기업 매출액이 한 해 사이 11조5922억원 증발된 것으로 파악됐다.

전체 기업의 지난 2014년 매출 규모는 324조3561억원에서 작년 312조7639억원으로 감소했다. 3.6%가 줄어든 것이다.

국내 전자업체도 글로벌 저성장 시대의 한파를 피해가지 못했다는 얘기다.

매출 외형은 작아졌지만 전자 업계 내 대기업 매출 영향력은 더 높아졌다. 작년 매출 1조 클럽에 가입된 전자업체는 10곳이었다.

이 가운데 10개 회사가 올린 매출 비중은 전자 1000대 기업의 79.8%에 달했다. 2014년 77.1%보다 2.7%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23일 한국2만기업연구소(소장 오일선)가 발표한 ‘국내 전자 업종 1000대 기업의 최근 2년간 매출 현황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전자업계를 대표하는 1000개 회사 중 상위 100위까지의 매출액은 279조9402억원이었다.

전자 1000대 기업 중 상위 100위의 매출 비중이 89.5%나 된 것이다.

10%에 불과한 기업이 전자 업계 90% 매출을 담당하는 역삼각형 구조가 뚜렷했다. 지난 2014년에는 87.5% 매출 파워를 보였다.

특히 전자업계 상위 100대 기업 중에서도 1조원이 넘는 10개 기업 매출액은 작년 249조6471억원이나 됐다. 상위 100대 기업의 매출액 중 89.2%는 상위 10%에 드는 1조 클럽이 올렸다는 얘기다.

◇ 10개 기업이 전자업체 1000개사 매출 79.8% 독차지

단일 기업 중 지난해 전자업계 매출 1위는 국내 유일하게 100조 클럽에 드는 삼성전자였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매출액(개별 재무제표 기준)은 135조2050억원이었다. 전자업계 1000대 기업 매출 중 43.2%를 삼성전자 한 회사가 책임졌다는 얘기다.

전년도 매출 비중은 42.5%였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137조8255억원보다 1.9% 줄었지만 1000대 기업 내 매출 포지션은 더 높아졌다.

 

넘버2는 LG전자였다. 지난해 28조3684억원을 기록해 1000대 기업 중 9.1% 매출 파워를 보였다. LG전자의 작년 매출 외형은 2014년 29조5563억원에서 4% 하락했다.

빅3는 1년 사이 순위가 바꿔졌다. 삼성디스플레이가 26조3971억원으로 지난해 랭킹 3위로 올랐다.

업계 매출 비중은 8.4%. 작년 매출은 2014년 24조9806억원보다 1조4165억원(5.7%↑) 증가했다. 순위도 2014년 4위에서 작년에 한 계단 상승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LG전자와의 매출 격차도 2014년 4조원대 규모에서 2조원대로 좁혔다. 매출 규모로 전자업계 2위까지 넘보고 있는 형국이다.

반면 LG디스플레이는 2014년 3위에서 작년에 4위로 한 계단 내려앉았다. 지난해 매출은 25조8564억원으로 업계 내 매출 비중이 8.3%였다.

전자업체 중 매출 외형이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히는 기업은 2014년과 2015년 모두 SK하이닉스에게 돌아갔다.

SK하이닉스는 2014년 16조8937억원에서 2015년 18조7807억원으로 매출이 한 해 사이 11.2% 오르는 상승세를 탔다. 이런 영향으로 전자 1000대 기업 내 매출 포지션도 5.2%에서 6.0%로 상향됐다.

이어 LG이노텍 5조6913억원(매출 포지션 1.8%), 삼성전기 5조6913억원(1.7%), SKC 1조6162억원(0.5%), 앰코테크놀로지코리아 1조3962억원(0.3%), 휴맥스 1조380억원(0.3%)가 1조 클럽에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반도체는 2014년 8417억원에서 2015년 9636억원으로 차기 전자업계 1조 클럽 후보 1순위로 꼽혔다. 2014년 매출 9888억원을 올렸던 희성전자는 작년 7514억원으로 하락했다.

◇ 삼성·LG전자 매출 포지션 73.1%

조사 결과 국내 전자업은 삼성과 LG가 쥐락펴락하는 형국이 선명했다. 두 그룹 계열사의 매출을 합치면 작년 기준 228조5631억원 수준이다. 전년도 230조5385억원보다는 다소 하락했다.

반면 업계 매출 포지션은 71.1%(2014년)에서 73.1%(2015년)로 2%포인트 올랐다. 이중 삼성 계열사의 매출만 51.8%(2014년)에서 53.4%(2015년)로 파워가 더 세졌다. LG도 19.2%에서 19.6%로 매출 포지션이 소폭 상승했다.

2014년 대비 2015년 매출 현황을 살펴보면 5000억원 이상 1조원 미만 대기업군은 19곳에서 14곳으로 4곳 줄었다.

 

LG계열사 중 한 곳인 실리콘웍스만 2014년 3906억원에서 지난해 5358억원으로 새롭게 5000억원 이상 매출군에 진입했을 뿐이다.

대덕GDS(2014년 5216억원→2015년 4764억원), 루멘스(5004억원→3988억원) 등은 5000억원 미만대로 떨어졌다. 매출 2000억~5000억원 미만 중견기업군도 2014년 64곳에서 작년에는 57곳으로 7곳 줄어들었다.

한국2만기업연구소 오일선 소장은 “국내 산업을 대표하는 전자업종의 경우 상위 10%에 해당 기업이 전체 매출의 90%를 차지하는 대기업 의존도가 강하다”며 “특히 삼성전자가 위기를 맞게 되면 전자업종은 물론 국가경제 발전에도 부정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중견기업 허리층을 강화 할 수 있는 육성전략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조사는 금융감독원에 감사보고서를 제출하는 기업 중 전자 업종으로 분류되는 회사를 매출 순으로 1000社를 분석한 것이다. 2014년과 2015년 2개년 개별재무제표 매출 현황 기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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