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별쏘다’로 대학로 달구는 BJ 이채비…연일 매진 돌풍 주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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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별쏘다’로 대학로 달구는 BJ 이채비…연일 매진 돌풍 주역
  • 박철성 칼럼니스트·다우경제연구소 소장
  • 승인 2016.07.20 08: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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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철성의 문화가 산책] “두 마리 토끼 잡겠다”…아프리카 TV 베스트 BJ도 도전
▲ 연극 ‘별쏘다’로 대학로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배우 이채비. <사진=미디어캠프 신원>

[박철성의 문화가 산책] “두 마리 토끼 잡겠다”…아프리카 TV 베스트 BJ도 도전

연극 ‘별쏘다’로 대학로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배우 이채비(26)의 끼가 분출됐다.

현재 아프리카TV BJ로도 활동 중인 이채비는 연극 ‘별쏘다’의 여주인공이다.

변호사 사무실에서 사무보조 인턴으로 일하는 주인공 ‘수정’역이다. 그러나 대출금 상환 독촉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파프리카TV’ BJ가 되기로 한다.

주인공 수정의 뜬금없는 쿡방 때문에 ‘19금’을 기대했던 접속자들은 실망한다. 접속자들이 급거 퇴장하기 시작하고 당황한 수정의 의도치 않은 실수에 별 풍선이 터지기 시작한다. 과연 ‘수정’은 두 가지 일을 모두 잘할 수 있을까?

이채비는 당찼다. 그녀는 “이렇게까지 무대 체질인 줄은 몰랐다”고 스스로 고백한다.

지난 18일 성남시 분당에 있는 한 커피숍에서 그녀를 만났다. 인터뷰 장면을 방송으로 내보내고 싶단다. 그러면서 걱정하지 말란다. 필자의 얼굴이 나가는 것은 아니란다.

스마트폰을 삼각대에 고정하는 이채비의 손놀림이 능숙했다. BJ로 활동한 지 1년 남짓 됐다고.

“안녕하세요? 여러분, 오늘은 제가 처음으로 언론 인터뷰를 한답니다.”

감독의 ‘큐 사인’도 없다. 클릭하는 순간 바로 생방송에 들어가는 그녀였다. 이를테면 연출·주연 모두 이채비다.

댓글이 쇄도했다. 간간이 필자를 소개하며 일일이 친절하게 댓글에 응대했다. 댓글에 속도가 붙기 시작했다. 이미 그녀에게 주위는 아랑곳없다. 그녀는 자리에서 일어나 가벼운 율동을 보이기도 했다. 고정 팬들인 듯 이채비의 얼굴에 미소가 끊이질 않았다.

잠시 후 그녀는 자신을 소개했다.

“고향 부산을 떠나 스튜어디스를 꿈꾸며 백석예술대학 항공서비스과를 졸업했다. 그런데 서비스업종이 내 적성은 아니었다. 한동안 백수 생활을 했다. 어느 날 주위에서 BJ를 잘해낼 것 같다는 얘길 들었다. 그날따라 예쁘게 화장한 게 지우기 아깝더라. 사람들이 들어오긴 할까? 호기심 반 기대 반으로 아프리카TV 방송을 시작하게 됐다. 그런데 댓글이 달리고 아이템(별풍선)도 선물 받고 정말 신기했다. ‘내일도 방송하시나요?’ 하는 물음에 ‘네 내일도 올게요’라고 대답했던 게 벌써 1년이 훌쩍 넘었다.”

이러다 오늘 인터뷰를 그르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은 필자의 우려였다. 이채비의 멘트는 거침없이 이어졌다.

“학창시절부터 연극이나 뮤지컬을 보면 처음 배우들 등장할 때부터 소름이 돋곤 했다. 언젠가 나도 저런 무대에 서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도전할 용기가 없었다. 그래도 마음 한구석에 두고 있었는지 가끔 오디션 사이트를 뒤적여보곤 했다. 그러다 BJ를 소재로 한 연극 오디션 안내를 보고 이거다 싶었다. 1차 서류합격 후 지금 공연 중인 달빛극장에서 오디션을 봤다. 극장 들어가기 1분 전까지만 해도 안 될 것 같아 그냥 집에 갈까 하는 생각도 했다. 그런데 운이 좋았던 것 같다. 지금 ‘별쏘다’의 주인공 이수정 역을 맡게 됐다.”

별풍선과 함께 댓글이 쇄도했다. 인터뷰를 시청 중인 팬들이 반응이 뜨거웠다.

“내겐 사실 모든 것이 다 새로웠다. 늘 꿈꾸던 일을 시작하게 되었다는 설렘으로 너무나 즐거웠다. 연출자가 장면 하나하나를 꼼꼼하게 잡아 주었다. 역시 인기 개그맨 출신이라 그런지 그분이 연출하니 같은 대본도 엄청 더 재밌게 변해갔다.”

연극 ‘별쏘다’는 개그맨 출신 백제현 감독의 작품이다. 드러내기 싫어하는 백 감독의 공로가 크다는 게 이 바닥 평가다.

▲ 연극 ‘별쏘다’에서의 배우 이채비(가운데). <사진=미디어캠프 신원>

이채비는 ‘별쏘다’ 첫 공연 당시를 이렇게 회상했다.

“첫 공연은 지금 생각해도 어떻게 마쳤나 싶었다. 말 그대로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막이 오르기 전 세트 뒤에서 대기하는데 엄청 떨렸다. 막이 오르고 편지 쓰는 장면에서 나도 모르게 손을 떨고 있었다. 장면이 바뀌면서 의상을 몇 번 갈아입었더니 공연이 끝나있었다.”

스마트폰 화면에는 별풍선이 쏟아졌다. 그녀가 잠시 자리에서 일어났다. 앙증맞은 세리머니로 화답했다.

“평소 큰 목표를 세우지는 않는다. 소소한 바램 들로 채우다가 행복하게 느낄 소재가 생기면 도전한다. 지금은 연극 ‘별쏘다’에만 집중하고 있다. 서울 공연이 아직 한 달 넘게 남아서 그동안 더 많이 배우고 작품 활동에 최선을 다하겠다. 현재 지방공연까지는 미지수지만 기회가 된다면 당연히 ‘올인’이다. 물론 아프리카 TV 베스트 BJ 도전도 멈추지 않는다. 항상 응원을 아끼지 않는 팬분들께 이 자리를 통해 감사의 마음 전한다.”

그나저나 아이스티는 이채비가 사겠단다. 닉네임 ‘파란 하늘’이 필자에게 별풍선을 선물했단다. 지금도 BJ 이채비의 방송은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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