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또 노동자 추락 사망…올해만 벌써 여덟 명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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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 또 노동자 추락 사망…올해만 벌써 여덟 명째
  • 심양우 기자
  • 승인 2016.07.20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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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관리 종합대책·임원 전원 해병대 극한 훈련에도 ‘죽음의 사업장’ 오명 못 벗어
▲ 현대중공업 울산공장 전경. <현대중공업 제공>

현대중공업에서 또 다시 노동자가 추락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올해만 벌써 여덞 명째다.

20일 현대중공업 노동조합과 전국금속노동조합에 따르면 지난 19일 오후 2시20분경 25m가 넘는 높이의 데크모듈 서비스타워에서 용접기 A/S를 위해 아스타 탑사이드 현장으로 이동하던 현대중공업 해양생산지원부 소속 노동자 신 모씨가 추락해 사망했다.

사고 직후 신씨는 울산대병원으로 긴급 후송됐지만 이날 오후 4시21분 끝내 사망했다.

신씨가 이동하던 데크모듈 서비스타워는 모듈로 올라가는 수직통로 구조물로 안전난간을 설치해야 하고 상부난간대와 중간난간대, 난간기둥, 발끝막이판, 계단 참 및 안전망을 설치해 추락 위험으로부터 작업자를 보호해야 한다.

그러나 신씨가 추락했던 장소에는 법적 의무로 반드시 설치해야 할 난간기둥이 설치돼 있지 않았다.

특히 신씨는 넘어지면서 안전망을 움켜잡았지만 안전망이 힘없이 터졌고 그로 인한 반동으로 안전난간대를 넘어 몇 바퀴를 회전하면서 20m 가량 작업장 바닥으로 떨어져 사망했다.

현대중공업 안전난간대 안전망 부착은 PC배선이나 각종 케이블을 정리할 때 사용하는 케이블타이로 묶여 있었다. 케이블타이는 손으로 힘주어 잡아당기면 끊어지는 일회용 정리 용품이다.

올 들어 현대중공업그룹에서 노동자가 사망한 안전사고는 모두 8차례였다

▲ <자료=전국금속노동조합>

지난 2월20일 리프팅프레임이 넘어져 노동자가 구조물에 깔려 사망한 것을 시작으로 3월19일에는 작업장으로 이동하던 노동자가 바지선 사이 바다로 추락해 사망했다.

4월 들어서는 3차례나 안전사고가 이어졌다. 11일 고소차를 이용해 블라스팅 작업을 하던 노동자가 협착 사망한 데 이어 18일에는 굴삭기 테스트 붐대 걸림 현상 수정작업을 하던 노동자가 갑자기 들어 올려진 붐대에 가슴과 머리가 압착돼 사망했으며 다음날인 19일에는 운행중이던 5톤 지게차에 노동자가 깔려 사망하기도 했다.

이처럼 4월까지만 5명의 사망자가 발생하자 현대중공업은 지난 4월25일 안전투자 확대, 안전조직 강화, 안전교육 확대 및 제도 개선, 상생과 협력의 안전문화 구축 등 4가지를 골자로 한 안정관리 종합대책을 발표하기도 했다.

또한 같은 달 30일에는 현대중공업그룹 임원 전원이 참여하는 해병대 극한 훈련을 통해 안전에 대한 경각심과 경영위기 극복을 위한 정신력을 다지기도 했다.

▲ 지난 4월20일 조업을 전면 중단한 현대중공업 임직원들이 작업장의 안전을 점검하고 있다. <현대중공업 제공>

그러나 안전사고는 5월에도 그치지 않았다. 10일 페인트 통을 들고 수직사다리를 오르던 노동자가 5m 바닥으로 추락해 사망했고 다음날인 11일에도 족장 작업을 하던 노동자가 15m 아래로 추락해 사망했다.

모두 최소한의 안전조치가 취해졌더라면 예방할 수 있었던 어이없는 사망참사였다.

금속노조는 이날 성명서를 통해 “지금 조선소에서는 조선업 구조조정 운운하며 대량해고로 노동자들을 위협하고 묵묵히 일만 해온 노동자들은 해고자로 내몰고 현장의 안전문제를 무시한 채 노동자들을 위험천만한 고공 줄타기에 내몰고 있다”면서 “현대중공업의 계속되는 사망참사는 안전관리의 책임과 의무를 다하지 않은 살인기업주와 방조하고 관리감독하지 못하는 고용노동부의 책임”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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