뿌리산업, 에너지 의존성이 성장 걸림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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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리산업, 에너지 의존성이 성장 걸림돌
  • 조선희 기자
  • 승인 2013.12.27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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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연구원, ‘오래된 산업’이 아닌 ‘오래 살아남아야 하는 산업’

제조업 경쟁력의 근간이 되는 뿌리산업 육성을 위한 정부의 관련정책이 본격적으로 추진되는 가운데 뿌리산업이 전후방 산업파급효과가 매우 크고 제품경쟁력의 핵심요인으로 작용하지만 에너지 의존성이 성장의 걸림돌이라는 조사결과가 발표됐다.

이는 우리나라가 대외 수출의존도가 높고 이를 견인하는 업종이 제조업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그 동안 등한시 되어왔던 뿌리산업에 대한 인식과는 다른 결과여서 주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뿌리산업, 전후방 연쇄효과 모두 커
산업연구원은 27일 발표한 <미래산업의 열쇠:뿌리산업> 보고서를 통해 뿌리산업을 다른 제조업과 비교했을 때 전후방 연쇄효과 모두 높은 수준을 보인다고 밝혔다.

국내 뿌리산업의 생산이 10억원 증가할 경우 총생산유발효과는 20억40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되었다. 전방효과가 높은 산업은 기계 및 전기전자, 화학산업 등의 주력산업인 반면, 후방효과가 높은 산업은 전력, 가스와 석유․석탄 등의 에너지 관련 산업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후방산업은 특정산업이 전체 생산흐름에서 기준이 되는 산업의 전후에 위치한 산업을 이를 때 사용하는 것으로 뿌리산업이 필요로 하는 산업을 후방산업, 뿌리산업을 필요로 하는 산업을 전방산업으로 일컫는다.

▲ 뿌리산업의 전후방연쇄효과
뿌리산업의 전방 및 후방 파급효과를 전산업 평균과 대비하여 조사한 결과 뿌리산업의 전방 파급효과가 후방 파급효과보다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전방산업 파급효과는 2.55로 전기․전자(1.27)와 일반기계산업(0.76)과 비교하여 2배 정도 높은 수준이며 후방 파급효과는 1.38로 전기․전자(1.26)와 일반기계 산업(1.23)을 상회하는 수준을 보인다.

뿌리산업과타산업의전후방효과비교
구 분
뿌리산업
화학제품
전기전자
일반기계
정밀기기
전산업 대비 전방효과
2.55
2.28
1.27
0.76
0.49
전산업 대비 후방효과
1.38
1.24
1.26
1.23
1.15
상대적 전후방 유발효과
후방 대비 전방파급효과 大⇔전방 대비 후방파급효과 大
 

산업연구원은 국내 뿌리산업이 전기․전자 등 주력산업에 대한 높은 전방파급효과로 인한 긍정적 효과 이외에도 전력 및 가스, 석유, 석탄 산업에 대한 높은 후방파급효과를 나타낸다고 지적하였다.

전력이나 가스, 석유, 석탄 산업에 대한 의존도는 뿌리산업이 주요 원자재로 활용하는 광산품산업을 제외한 전체 산업 중 35% 수준에 달해 뿌리산업의 높은 에너지 의존성을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에너지산업의 높은 의존성은 뿌리산업의 장기적 성장에 걸림돌로 작용한다고 KIET는 밝혔다.

뿌리기술, 융·복합 시대의 제품 및 기술혁신의 핵심으로 제품경쟁력 좌우
뿌리기술은 오랜 기간 동안 제조업 고부가가치화를 위한 핵심 및 기반기술로 역할을 해왔다.

명품 제조로 유명한 독일의 자동차부품산업(보쉬 등)이나 스위스의 시계산업(롤렉스 등), 미국의 항공산업(보잉 등) 등이 세계 최고수준을 유지하게 된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오랜 기간 축적된 뿌리기술의 뒷받침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KIET는 지적했다.

 
산업연구원은 국내 뿌리산업은 납기와 가격 면에서는 경쟁력을 갖추고 있지만 기술수준은 선진국에 크게 못 미친다고 주장했다. 이는 뿌리기업의 대부분이 자체 기술개발보다는 대기업의 2~4차 협력에만 의존하는 중소기업이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비해 전통적으로 뿌리산업 강국으로 일컬어지는 독일이나 일본 등은 자국의 뿌리산업 육성을 위하여 정부주도로 다양한 지원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독일의 경우 2006년 ‘독일 하이테크 전략’을 수립하여 뿌리산업 첨단클러스터를 운영하는 등 2006-2009년 기간 동안 약 2.5억 유로(당시 약 5000억원)를 뿌리기술 분야에 지원한 바 있다.

일본은 2005년 ‘모노즈쿠리 국가비전 전략’ 수립을 시작으로 관련 법규 제정과 주조․단조․금형․임베디드SW 등 제조업의 근간이 되는 기술고도화를 추진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뿌리산업 강국뿐만 아니라 중국도 2005년부터 뿌리산업 육성을 위하여 중소기업 경쟁력 강화정책과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와 같은 해외사례를 비추어 볼 때 2010년 5월 마련된 우리나라의 ‘뿌리산업 경쟁력 강화 전략’과 후속 정책은 다소 늦은 감은 있지만 우리나라 주력산업의 장기적 경쟁력 제고를 위한 적절한 조치라고 산업연구원은 밝혔다.

뿌리산업, ‘오래된 산업’이 아닌 ‘오래 살아남아야 하는 산업’
뿌리산업은 우리나라 산업화 초기부터 형성되어 국내 제조업 역량 발전에 핵심적 역할을 했음에도 3D 업종이라는 인식의 확산과 IT 및 서비스산업 등의 급속한 발전과 맞물려 사양산업이라는 이미지가 각인되어 지속적인 발전에 장애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뿌리산업은 우리나라의 주력산업인 전기․전자와 기계, 수송 산업 등에 많은 영향을 미치는 산업으로 미래 첨단산업과 지속적인 동반성장이 필수적인 핵심 기반산업임을 주지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서는 강조했다.

뿌리산업은 기술적 암묵성이 강한 특성을 가진 분야로 오랜 기간 살아남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기술 인력의 수급체계 마련을 통한 장기적인 생존과 고부가가치화가 가능한 분야이다

산업연구원 김상훈 연구위원은 “뿌리산업 강국과의 경쟁을 위해서는 뿌리산업별 역점기술을 탐색하여 선진국과 차별화되는 전략이 요구된다”면서 “기술적 측면에서는 밸류 체인을 감안한 기술 시스템화와 6대 뿌리산업이 상호 협력하여 발전할 수 있는 복합적 연계 개발 로드맵 구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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