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아이티글로벌 대표이사의 횡령·가장납입 둘러싼 진실게임 ‘점입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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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아이티글로벌 대표이사의 횡령·가장납입 둘러싼 진실게임 ‘점입가경’
  • 박철성 칼럼니스트·다우경제연구소 소장
  • 승인 2016.11.03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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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철성의 증시 핫 키워드] 협박 vs 공로·위로금…시총 1000억여원 증발

[박철성의 증시 핫 키워드] 협박 vs 공로·위로금…시총 1000억여원 증발

에스아이티글로벌의 진실게임, 그 끝은 어딜까. 전고점 대비 시가총액 1000억여원이 증발했다. 이번에도 개미(개인 투자자)들만 피멍이 들었다.

지난 8월30일 3745원으로 고점을 찍었던 주가는 지난 2일 장중 1185원으로 급락했다. 2560원이 빠진 -68.36% 폭락이었다. 거의 1/3 수준으로 토막이 났다.

개미들만 희생양이 됐다. 거래회전율과 거래비중이 이를 대변하고 있다.

지난 26일부터 2일까지 거래 회전율은 213.83%. 불과 6거래일 사이 에스아이티글로벌 주식의 주인이 두 번 이상 바뀌었다는 얘기다.

또 최근 한 달간 에스아이티글로벌의 거래회전율을 분석한 결과 7일에 1번꼴로 주식의 주인이 바뀐 것으로 나타났다. 상당히 높은 회전율이었고 비정상적이었다.

지난 25일 오후 1시53분 공시가 떴다.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에서 조회를 요구했던 것.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현 대표이사의 횡령·가장납입에 대한 진정서의 접수증이 확인됐다”면서 “즉시 사실 여부 및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 밝히도록 조치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이는 투자자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조회공시였다”면서 “조회 공시는 신속하고 정확하지 않으면 생명력을 상실한다”고 중요성을 강조했다.

조회 공시 직후 투매물량이 쏟아졌다. 에스아이티글로벌은 이날 하한가를 피할 수 없었다.

이튿날 11시56분 에스아이티글로벌 측은 “횡령설 및 가장납입 설과 관련하여 확인한 결과 서울남부지검에 진정서가 접수되었으나 26일 취하되었음을 확인하였으며 향후 추가적인 사실이 확인될 경우 즉시 재공시하겠다”고 공시를 통해 밝혔다.

이날 위 꼬리가 달리긴 했어도 일봉 그래프가 양봉으로 전환됐다. 주가가 제자리를 찾는 듯했다.

하지만 그 이튿날인 27일 11시43분 정정 공시가 떴다.

“횡령설 및 가장납입설 관련하여 서울남부지방검찰청에 진정서가 10월26일 취하되었음을 확인하였으나 해당 진정 건에 대하여 서울남부지방검찰청에서 현 대표이사의 횡령혐의에 대하여는 아직 수사 중임을 알린다.”

즉시 그래프는 다시 고꾸라졌다.

▲ 에스아이티글로벌 주봉 그래프. 주가 폭락으로 개미들 가슴엔 피멍이 들었다. 누가 책임져야 할까. <사진=미디어캠프 신원 제공>

그렇다면 진정서 취하는 뭐고 횡령혐의 수사는 도대체 무엇일까. 개미들은 혼란에 빠졌다.

서울남부지검에 진정서를 접수했던 사람은 바로 에스아이티글로벌의 전 임원 B씨와 J씨였다. 수소문 끝에 B씨와 연결이 됐다.

B씨는 “에스아이티글로벌 한만기 대표를 횡령·가장납입 건으로 서울남부지검에 진정서를 접수했다”고 전제한 뒤 “우리가 에스아이티글로벌 측에게 돈을 요구하지 않았고 오히려 그쪽에서 진정서 취하 제안을 해왔던 것”이라고 밝혔다.

또 B씨는 “10월19일 코스닥 모 상장사 관계자가 에스아이티그로벌을 인수하면서 실사했는데 진정건의 내용을 알고 그가 내게 ‘받은 돈을 반환해라. 그래야 문제가 되질 않는다’는 연락을 취했다”면서 “하지만 우리가 받은 돈은 회사에 기여한 공로와 임기 전에 퇴직하는 위로의 의미기 때문에 돌려줄 수 없다. 상황이 닥친다면 법적 다툼을 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정확히 표현하면 에스티아이글로벌 대주주인 디지파이코리아를 매각한 것인데 디지파이코리아의 대주주가 한만기 대표”라면서 “직접 계약서도 확인했고 인수자는 내가 잘 아는 코스닥 모 상장사 관계자”임을 재차 강조했다.

한만기 대표를 만났다.

그는 “에스티아이글로벌의 매각이라니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펄쩍 뛰면서 “B씨와 J씨는 문제가 되지도 않을 꼬투리를 잡고 진정서를 넣은 뒤 돈을 요구했고 이를 거절하자 거래소에 제보까지 했다”고 저간의 사정을 털어놨다.

한 대표는 “세계 각국의 손님들이 참석하는 디지파이 시연회를 앞두고 큰 걱정이 앞섰다”면서 “그 행사에 회사의 사활이 걸렸기에 어쩔 수 없이 그들의 요구대로 돈을 줄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그렇게 돈을 줄 때는 분명히 잘못이나 약점이 있는 게 아니냐고 충분히 생각들을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당시 큰 행사가 코앞이었고 거래소의 조회공시에 답변하는 게 급했기 때문에 달리 뾰족한 방법이 없었다. 그들의 요구를 들어주고 진정서를 취하하는 게 최선이라고 판단했다”면서 “주가가 폭락해 투자자들에게 큰 피해가 발생했다. 너무나 괴롭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경전하사(鯨戰鰕死). 고래 싸움에 새우가 죽는다는 얘기다. 지금 에스아이티글로벌이 그렇다.

에스티아이글로벌의 내부 갈등은 파국을 맞았다. 그래프는 곤두박질쳤다. 현재 주가 폭락의 덤터기는 개미들 몫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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