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대기업 본사가 지방 소도시에 있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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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대기업 본사가 지방 소도시에 있는 이유
  • 심양우 기자
  • 승인 2014.06.02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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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종린 교수의 신간 『작은 도시 큰 기업』
▲ 스웨덴 엘름타리드 농장에 있는 이케아 최초의 물류창고

우리나라 대기업은 인구 1000만명의 대도시 서울에 모두 몰려 있다.

때문에 대다수 서울시민은 엄청난 교통체증과 주택난에도 학업과 취업을 통한 생계유지를 목적으로 각박한 삶을 살아내고 있다.

대기업에 취직해 돈을 모으고, 그 돈으로 서울에서 살 만한 집 한 채를 마련하는 것이 인생의 목표가 돼버린 지 오래다.

최근 지방의 소도시로 생활 터전을 옮기는 사람들이 부쩍 늘었다. 그들은 복잡함과 번잡스러움이 싫어, 각박한 경쟁 체제에 환멸을 느껴서 혹은 그저 자연을 가까이 둔 건강한 라이프스타일을 찾고 싶어서 서울을 떠난다.

물론 그들의 선택이 항상 성공적이었던 것은 아니다. 안타깝게도 어떤 사람은 경제적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대안적 삶을 포기하고 다시 대도시로 돌아온다.

작은 도시에 사람들이 오래, 많이 머무르려면 지역 경제를 책임질 만큼 큰 기업이 있어야 하지만 우리나라의 작은 도시에는 그런 기업이 없다.

모종린 연세대 국제학대학원 교수는 신간 『작은 도시 큰 기업』에서 스타벅스, 나이키, 구글, 이케아 등 세계적 기업들이 왜 작은 도시를 선택해 창업했는지, 왜 성공한 기업이 작은 도시를 떠나지 않는지를 탐구한다.

영국, 프랑스, 스위스, 스웨덴 등 유럽의 4개국과 미국, 일본, 호주 등 각 나라의 작은 도시를 찾아 대도시를 능가하는 작은 도시만의 매력을 분석한다.

모 교수에 따르면 ‘큰 기업’을 품은 작은 도시는 대도시와는 확연히 다른 라이프스타일을 가지고 있다.

작은 도시에서 사는 사람들은 대도시에 목을 매지도 않을뿐더러 오히려 대도시와 차별화된 그들만의 정체성을 구축하기 위해 노력한다.

직접 도시를 찾은 모 교수는 “그들의 생태계가 부러웠다. 작은 도시지만 세계적인 기업을 유치한 데서 우러나는 당당한 자신감도 부러웠다. 나는 그 자신감을 우리나라에서도 찾고 싶다”고 말한다.

그는 이들 10개의 작은 도시만의 차별화된 라이프스타일이 기업의 경쟁력을 탄탄하게 한다고 주장한다.

 
작은 도시에서 탄생하고 성장한 세계적 기업들은 모두 지역 라이프스타일을 활용한 기업 문화와 제품으로 성공했다.

시애틀의 커피 문화가 스타벅스 커피를, 포틀랜드의 아웃도어 문화가 나이키 운동화를, 오스틴의 히피 문화가 홀푸드마켓의 자연식품을, 알름훌트의 청빈한 실용주의가 이케아를 만든 것이다.

모 교수는 작은 도시의 성공 조건을 4가지로 꼽아 ‘E-LOG’로 이름 붙인다.

E-LOG란 ‘기업가 정신(Entrepreneurship)으로 매력적인 도시 라이프스타일(Lifestyle)을 구축하고 개방적(Openness)이며 세계화(Globalization)에 적극적인 도시’라는 의미다.

특히 ‘E-LOG’의 핵심 사업이 도시 라이프스타일의 개발이라고 말하는 모 교수는 우리나라 도시도 지역 고유의 가치와 문화로 독특한 라이프스타일을 만들 수 있음을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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