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의 경계선을 밀어올린 100년의 위대한 도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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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의 경계선을 밀어올린 100년의 위대한 도전들
  • 김윤태 기자
  • 승인 2014.06.04 11: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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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빈 퐁 런던대 교수의 신간 『생존의 한계』
 

우리는 현대 의학의 혜택을 당연한 듯 받아들이지만 그중 대부분은 불과 몇십 년 전만 해도 꿈도 꾸지 못한 것들이었다.

마취의 경우 20세기 중반까지도 안정성을 확보하지 못해 부작용으로 많은 환자가 쇼크를 일으키거나 사망했다. 항생제도 20세기 중반에 와서야 개발되었다.

지금은 일반화된 심장 수술은 수많은 심장 부상자가 발생한 제2차 세계대전 전까지는 철저하게 금기시됐다.

의학과 천체물리학을 전공하고 NASA 의학 연구원으로 활약한 케빈 퐁 런던대학교 생리학 교수의 신간 『생존의 한계』(어크로스)는 지난 100년간 인간의 생존 가능성을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높인 선구자들의 도전의 기록이다.

외상 환자 응급조치의 바이블인 ABC 원칙은 경비행기 사고로 온 가족이 중태에 빠진 경험을 한 의사가 창안했다.

2003년 사스가 창궐했을 때 자신의 목숨을 기꺼이 바치면서 바이러스의 정체를 밝힌 의사들이 있었기에 재앙적인 확산을 막을 수 있었다.

최첨단 생명 유지 장치는 인간의 생명력을 유지해 더 과감한 치료를 가능하게 한다. 그 결과 인간의 기대 수명은 100년 사이에 두 배가 넘게 늘어났다.

또한 수천 년간 접근조차 하지 못했던 극도로 춥거나 뜨겁고 너무 높아 산소가 희박한 불모의 지역까지 인간의 영역이 되었다. 그리고 이제 생존의 영역을 지구 바깥까지 확장하고 있다.

극한의 상황에서 우리는 과연 어디까지 견뎌내고 살아남을 수 있을까? 심장까지 얼어붙게 만드는 가공할 추위, 온몸이 녹아내리는 화염, 몇십 초 만에 패닉에 빠뜨리는 깊은 물속과 높은 고도, 공학의 지원 없이는 생존 불가능한 우주 공간 등등.

이 책은 적대적 조건에서 인체가 어떤 영향을 받으며 어떻게 반응하고 버텨내는지 그리고 그 한계를 인류가 어떻게 확장해왔는지를 추적하는 교양 과학서다.

 
저자 케빈 퐁의 체험과 극한 상황의 생존에 관한 연구를 집대성한 ‘생존의 한계에 관한 모든 것’이 담겼다.

인간의 생존과 관련한 생소하지만 흥미진진한 이야기들로 가득하다. 또한 다양한 최신 인체 과학 상식들을 적절한 비유를 통해 쉽고 재미있게 설명해준다.

책의 후반부에는 생존의 한계를 더욱 밀어올리고 있는 과학과 의학의 최전선이 소개된다. 바로 항공우주의학이다.

NASA 의학 연구원이기도 한 저자는 유인 우주여행을 위한 여러 기술 개발에 직접 참여해왔다.

저자는 여기서 대한민국 최초의 우주 비행사 이소연의 우주 탐사 경험을 자세히 소개한다.

그녀가 지구 귀환 중에 3000도의 고열에 목숨을 잃을 뻔했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저자는 이소연의 극적인 사례를 통해 인간의 생존을 보장하는 정밀한 공학의 위력과 취약성을 세밀하게 묘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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