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 현대차 회장, “중대형 신차 판매 늘려 ‘환율 리스크’ 정면돌파” 주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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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구 현대차 회장, “중대형 신차 판매 늘려 ‘환율 리스크’ 정면돌파” 주문
  • 심양우 기자
  • 승인 2014.08.06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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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부가가치 차량 판매로 원고·엔저 극복…수익성·브랜드 인지도 향상 핵심 열쇠
▲ 5일(현지시각) 캘리포니아 파운틴밸리의 현대차 미국판매법인 신사옥을 방문한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환율하락에 따른 수익성 향상을 위해 중대형 신차 판매 증대를 강조했다. <현대차 제공>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환율 하락에 따른 실적저하를 중대형 신차 판매 증대로 돌파할 것을 주문했다.

정몽구 회장은 5일(현지시각) 캘리포니아 파운틴밸리에 위치한 현대차 미국판매법인 신사옥을 방문해 업무보고를 받고 미국 자동차 시장 상황과 마케팅 전략 등을 점검했다.

특히 정 회장은 일본 업체들이 엔저를 바탕으로 미국 자동차 시장에서 판촉 공세를 강화하고 있는 것과 관련 위기상황에 선제적 대응과 함께 경쟁력 있는 신차를 앞세워 정면돌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회장은 “현대·기아차가 미국 시장에서 쟁쟁한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과 당당히 경쟁하는 지금의 위치에 도달한 것은 회사를 믿고 자신의 역량을 쏟아 부어준 임직원 여러분들의 노고가 있었기에 가능했다”며 “앞으로도 미국 자동차 시장의 변화 앞에 흔들리지 말고 침착하게 선제적으로 대응한다면 오히려 우리에게 더 큰 기회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경쟁 회사가 할인정책을 펼친다고 지금껏 우리가 어렵게 쌓아온 ‘제값 받기’ 노력을 헛되이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하며 지속적으로 내실경영 강화를 지시했다.

또한 정 회장은 “최근 미국시장에 선보인 신형 제네시스와 쏘나타는 가벼우면서 강도가 높은 고장력 강판이 대거 적용돼 차의 기본 성능을 크게 높인 차”라며 “이러한 중대형 신차들의 판매를 늘려 환율 등 어려운 경영환경을 극복한다면 미국 시장에서 지속 성장이 가능한 브랜드로 자리 잡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기아차 미국법인 업무보고를 받는 자리에서도 정 회장은 “앞으로 미국 시장에 출시될 카니발, 쏘렌토 후속 등 신차들의 성공적인 시장 진입을 위해 공격적이고 창의적인 마케팅을 준비하라”고 주문했다.

정 회장의 신차 판매 확대 주문은 원고·엔저 상황을 이겨내기 위해서는 고부가가치 차량인 중대형차 판매를 늘리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특히 고부가가치 차량 판매 증대는 수익성뿐만 아니라 브랜드 인지도 향상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는 만큼 제네시스와 쏘나타 등 신차들의 성공이 현대·기아차가 미국 시장에서 한 단계 도약을 이루기 위한 핵심 열쇠라고 판단한 것이다.

▲ 현대차 미국판매법인 신사옥을 방문한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현대차 제공>
지난 5월과 6월 미국 시장에 출시한 제네시스와 쏘나타는 성공적인 시장진입을 평가받고 있다.

신형 쏘나타는 지난 6월 2만5195대(구형 포함)가 판매돼 월간 실적으로는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한 데 이어 7월에도 2만2577대가 판매됐다.

올해 1~2월만 해도 800대 수준으로 판매가 급감했던 제네시스 역시 5월 신형 모델이 출시되면서 2000대 수준으로 판매가 급증했다.

신형 제네시스와 쏘나타가 선전함에 따라 미국 시장에서 현대차의 중대형차 판매 비율은 크게 늘어나고 있다.

현대차의 중형차급 이상 판매비율은 지난해 53.0%였지만 올해 7월까지는 56.0%로 3.0% 포인트 증가했다. 특히 지난 6월 중형차 이상 판매 비율은 62.3%로 올들어 월간으로 가장 높은 수치를 나타냈다.

기아차 역시 지난해와 올해 각각 출시된 K7과 K9이 선전하면서 고부가가치 차량 판매가 크게 확대되고 있다.

최근 국내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신형 카니발은 10월경, 내년 1월에는 조지아공장에서 생산될 신형 쏘렌토가 출시됨으로써 판매 견인은 물론 수익성 향상을 견인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지난해 미국 자동차 시장은 1558만대가 판매되며 7.5% 성장했지만 올 7월까지는 작년 동기 대비 5.0% 증가한 961만여대가 판매되는 등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다.

반면 엔저효과를 앞세워 도요타, 혼다, 닛산, 스바루, 마쯔다, 미쯔비시 등 일본 업체들은 올 7월까지 총 360여만대를 판매해 미국 전체 시장 성장률을 뛰어 넘은 6.8%를 기록했다.

특히 준중형, 중형차 등 주력 차급에 대한 판촉을 강화하고 있어 이들과 주력 차급이 겹치는 현대·기아차는 원고·엔저 상황과 맞물려 어려운 경영환경에 놓여있다.

현대·기아차는 올해 정몽구 회장이 강조한 것처럼 신차 판매 확대를 통해 작년 대비 6% 가량 증가한 133만대(현대차 74만5000대, 기아차 58만5000대) 판매 목표를 반드시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정 회장은 업무보고를 받은 뒤 작년 말 완공된 현대차 미국판매법인 신사옥과 현대차 미국디자인센터를 둘러보며 현지 직원들을 격려하고 향후 미국시장의 디자인 방향 등에 대해 브리핑을 받았다.

현대차 미국판매법인 신사옥은 세계적 건축디자인 회사인 젠슬러(Gensler)가 디자인을 맡았고 대지면적 7만2800㎡, 건축면적 2만2440㎡, 연면적 4만3600㎡의 규모로 건설됐다.

판매법인은 6층의 간단명료한 박스형 모양으로 지어져 단순미를 강조했고 내부가 들여다보이는 강화유리로 개방성을 극대화한 데다 새로 신축된 대규모의 서비스센터는 본관과 연결돼 방문 고객들의 편의성을 높였다.

현대차는 자동차 최대 격전지인 미국 시장에 최첨단 신사옥을 건립함으로써 미국 시장 내 현대차의 위상을 한층 강화하고 현지 직원들의 자부심도 크게 높여, 미국 판매의 새로운 전환점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몽구 회장은 기아차 미국판매법인과 기아차 미국 디자인센터도 둘러보고 직원들을 격려했다.

판매법인과 디자인센터 방문을 마친 정 회장은 현대·기아차 미국 생산기지가 위치한 앨라배마와 조지아로 이동해 현지 생산차량들의 품질 점검에 나설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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