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미래기술육성사업 지원…2022년까지 총 1조5000억원 투입
상태바
삼성, 미래기술육성사업 지원…2022년까지 총 1조5000억원 투입
  • 조선희 기자
  • 승인 2018.08.13 14:4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삼성이 지난 5년간 5000억원 이상의 연구비를 투입한 미래 기술 육성을 위해 오는 2022년까지 총 1조5000억원을 지원한다.

삼성전자는 2013년부터 추진한 삼성 미래기술육성사업을 통해 기초과학 분야 149건, 소재기술 분야 132건, ICT 분야 147건 등 총 428건의 연구과제에 모두 5389억원의 연구비를 지원했다고 13일 밝혔다.

서울대, KAIST, 포스텍 등 국내 대학과 KIST, 고등과학원 등 공공연구소 46개 기관에서 교수급 1000여명을 포함해 총 7300여명의 연구 인력이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삼성은 오는 2022년까지 10년간 총 1조5000억원을 추가 지원할 예정이다.

삼성 미래기술육성사업은 공정한 과제 선정, 마음 놓고 어려운 문제에 도전해 볼 수 있는 유연한 평가·관리 시스템 도입, 연구 과제가 국내 기업 혁신이나 창업 등으로 이어지는 오픈 이노베이션 지원 등을 통해 새로운 연구문화를 주도하며 국내 과학계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 국내 민간기업 최초의 연구지원사업으로 국가에서 지원하기 힘든 도전적인 연구를 지원하고 우수한 신진 연구자를 발굴하는 효과를 거두며 국가 기술 경쟁력 확보에 기여하고 있다.

지난 2014년 선정된 서울대 생명과학부 윤태영 교수의 항암 표적치료 연구는 성공할 경우 개인 맞춤형 항암 치료의 새로운 전환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윤 교수의 연구과제는 창업 멘토링, 투자 소개 등의 지원을 통해 벤처기업 창업으로 이어졌다. 윤 교수는 2016년 벤처기업인 프로티나를 설립하고 현재까지 해외특허 10건을 등록하고 100억원 이상 투자(정부지원 연구비 포함)를 유치하는 등 사업화를 위한 연구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포스텍 화학과 박문정 교수는 유년 시절 장애어린이를 보고 팔과 다리가 돼줄 로봇 연구에 관심을 가졌으며 현재까지 학계에서 시도된 바 없는 선형 운동을 하는 전기장 구동 고분자 액추에이터(원동기)를 연구하고 있다. 연구가 실현되면 웨어러블 로봇이나 장애인을 위한 인공 근육으로 활용될 수 있다. 이 연구는 올해 후속지원 과제로 선정돼 앞으로 4년 더 연구에 매진할 수 있게 됐다.

UNIST 신소재공학부 백정민 교수는 번개의 원리를 이용한 마찰 발전기를 개발하고 있으며 연구가 실현되면 배터리 없이 웨어러블 기기를 구동하는데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백 교수의 기본 특허를 매입하고 개량 특허를 공동출원 하는 등 상용화에 주력하고 있다.

포스텍 IT융합학과 김재준 교수는 기존 딥 러닝이 서버에 구축된 소프트웨어 알고리즘에 의해 이뤄지는 것과는 달리 각각의 디바이스가 스스로 학습할 수 있는 딥 러닝 전용 칩을 개발하는 연구과제를 수행하고 있다. 이 과제가 성공하면 딥 러닝 칩 활용에 있어서 새로운 분야를 개척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 사업은 시행 5년 동안 지켜온 원칙을 통해 국내 연구문화를 바꾸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연구자는 아이디어 위주로 2장짜리 연구 제안서를 작성하고 공정성을 위해 연구자 이름과 소속을 숨긴 채 과제의 혁신성과 도전성을 중심으로 심사위원들이 1박2일간 합숙하며 집단 토론을 통해 서면심사를 진행한다.

서면심사를 통과한 과제는 영문 20장으로 구성된 연구계획서를 작성하고 발표심사는 해당 분야 전문가로 구성된 심사위원단이 1시간 동안 질의응답을 통해 연구과제의 혁신성, 수행능력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한다.

해외심사는 노벨상 수상자가 포함된 해외 심사위원단이 글로벌 경쟁력을 심사한다. 국내와 해외 심사를 모두 통과한 과제가 최종적으로 선정된다.

심사위원은 국내 약 1600명, 해외 400명 규모의 심사위원 풀을 운영하고 새로운 시각으로 심사할 수 있도록 매회 30% 이상은 신규 심사위원으로 구성한다.

연구자가 주도적으로 결정하고 실패해도 책임을 묻지 않는 유연한 과제 운영으로 도전적이고 혁신적인 연구를 장려하고 있다.

연구자는 연구 주제, 목표, 예산, 기간 등에 대해 자율적으로 제안하고 연구 목표에는 논문, 특허 개수 등 정량적인 목표를 넣지 않는다. 연구비는 연구 상황에 따라 조기집행과 이월이 가능하며 초기에 설비 투자가 많이 필요한 경우에는 이에 맞춰 지원한다.

매년 연구보고서 2장 이외에 연차평가, 중간 평가 등을 모두 없애 연구자가 자율적으로 연구에 매진할 수 있도록 했다. 대신 사무국의 담당자들이 연간 1~2회 직접 연구자를 방문하여 현장에서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과제 지원사항 등을 파악한다.

연구결과 창출된 모든 지적재산권에 대한 소유권은 대학 또는 연구수행기관이 가지게 되며 도전적인 연구를 수행한 결과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더라도 책임을 묻지 않고 실패 원인을 지식 자산으로 활용하도록 하고 있다.

기술과 아이디어에 대한 특허출원·창업 지원을 통해 연구가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돕고 이 성과가 국내 기업의 혁신으로 이어지도록 경험과 노하우를 외부에 제공하는 오픈 이노베이션 모델도 운영하고 있다.

특히 ICT와 소재 분야에서 차세대 핵심기술 확보와 인력 양성에 필요한 기술을 대상으로 하는 지정테마를 시행해 기술과 인력을 육성하는 동시에 산업계 전체가 혁신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측면 지원하고 있다.

또 기업과 연구자 간의 R&D 교류회를 통해 기업은 기술을 수혈하고 연구자는 연구방향을 설정할 수 있도록 지원, 50여명의 지정 전문 변리사를 통한 특허 출원 지원, 투자 알선과 마케팅 지원 등을 포함한 창업 멘토링 등 차별화된 프로그램을 운용하고 있다.

권오경 공학한림원 회장(심사위원장)은 “기존에는 대학에서 출원한 특허는 기술을 공개하는 수준에 그쳤다”며 “삼성전자의 특허 인프라를 이용해서 교수들의 특허 품질을 높이는 일은 연구성과를 극대화하는데 아주 중요한 일”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리서치 심포지엄(GRS)을 개최해 연구 성과를 세계의 석학들과 공유하고 토론하는 자리를 마련하는 등 연구의 질을 높이는 것은 물론 연구 성과에 대한 글로벌 인지도도 높일 수 있도록 지원한다.

올해부터는 ‘연구의 글로벌화’라는 GRS의 취지를 살리고 해외 석학들의 참여를 확대하기 위해 10월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분자신경과학을 주제로 한 심포지엄을 시작으로 해외로 무대를 넓힐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앞으로도 미래기술육성사업을 통해 AI, IoT, 5G 등 4차산업혁명의 기반이 되는 기술 지원을 확대하고, 이를 학계∙산업계에 공유하는 오픈 이노베이션 체제를 구축해 나갈 계획이다.

국양 미래기술육성재단 이사장은 “지난 5년간 연구풍토를 바꾸고 새로운 연구지원 모델을 정착하기 위해 꾸준히 노력해 왔다”며 “초심을 잃지 않고 새로운 분야를 열거나 난제를 해결하려는 큰 목표에 도전하는 과제를 선정해 적극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