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임원 80%, 53세 이전 ‘승진’…5명 중 1명 2년차 ‘퇴직’
상태바
대기업 임원 80%, 53세 이전 ‘승진’…5명 중 1명 2년차 ‘퇴직’
  • 이성태 기자
  • 승인 2018.11.28 08:3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CXO연구소, 10명 중 4명 임원승진 3년 이내 ‘아웃’…54세 때 가장 많아

CXO연구소, 10명 중 4명 임원승진 3년 이내 ‘아웃’…54세 때 가장 많아

최근 대기업 퇴직 임원 트렌드를 함축한 신조어로 사구개화(四九開花), 오사낙화(五四洛花), 화이절정(花二絶頂)이라는 말이 있다.

사구개화는 49세에 대기업에서 기업의 꽃인 임원으로 발탁되는 숫자가 가장 많다는 의미이며 오사낙화는 임원으로 발탁돼 54세 때 자리에서 물러나는 경우가 가장 높다는 뜻이다. 화이절정은 임원 타이틀을 달고 재임 2년차에 회사를 떠나는 경우가 가장 많다는 것을 함축한 표현이다.

한국CXO연구소는 28일 국내 주요 대기업에서 퇴직한 임원 388명을 추적 분석해 도출한 결과와 함께 이를 요약 설명한 신조어를 발표했다.

결과에 따르면 국내 상장사 매출 상위 100대 기업 중 임원 수가 많은 상위 10개 회사의 지난 2017년 전체 임원 숫자는 2640명으로 집계됐다. 이중 14.7%인 388명이 올해 상반기 이전에 퇴직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 퇴직 임원 388명을 개인별로 추적해 임원으로 최초 발탁될 당시의 연령대를 분석한 결과 46~47세가 가장 많았다. 퇴직 임원 중 18%(70명)는 이 시기 임원 반열에 등극했던 것이다.

이어 48~49세도 17.5%(68명)로 높은 편에 속했고, 45세 이하로 비교적 젊은 나이에 임원 자리에 오른 비율도 17.3%(67명)로 나타났다. 전체적으로 50세 이전에 임원으로 발탁되는 경우는 52.8%(205명)로 절반을 넘어섰다. 대기업 임원 두 명 중 한 명은 50세가 되기 전에 기업에서 ‘별’ 계급장을 단 셈이다.

50대 중에서는 50~51세 13.1%(51명), 52~53세 14.9%(58명)로 각각 집계됐다. 전체적으로 살펴보면 80% 넘게 53세 이하 나이에서 임원으로 올라섰다는 얘기다.

이 같은 결과만 놓고 보면 국내 대기업은 53세가 사실상 임원으로 발탁될 수 있는 8부 능선이나 다름없다. 확률적으로 볼 때 53세가 넘을 경우 임원이 될 가능성이 그만큼 희박해질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오일선 CXO연구소 소장은 “업종과 회사마다 임원 인사 특징이 다르긴 하지만 올 연말 임원 인사에서 1965년생과 1966년생인 경우 자신이 임원 버스에 올라탈 수 있을지 없을지를 가늠 짓는 매우 중요한 분깃점이 될 수 있다”며 “이들의 임원 발탁 여부가 어느 정도 되는 지에 따라 전체적인 인사 판도도 크게 요동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특히 단일 연령대별로는 49세 때 가장 많은 임원(40명)이 발탁됐던 것으로 조사됐다. 대기업에서 통상적으로 임원 발탁 최적기로 보는 나이가 49세 전후라는 의미와도 맞닿아 있는 셈이다. 이어 47세(38명), 50세(37명), 46세(32명) 순으로 많았다.

그러나 임원으로 발탁된 후에는 1~3년 사이 퇴직하는 임원 비율이 39.7%(154명)로 가장 많았다. 퇴직 임원 열 명 중 네 명은 임원을 달고 3년 이내에 물러나는 경우가 가장 많은 것이다.

3년 이하 중에서도 임원 재임 2년 차에 회사를 떠나는 경우가 20.9%(81명)로 가장 높았다. 3년차는 13.4%(52명), 임원이 된 지 불과 1년 만에 퇴직하는 경우도 5.4%(21명)로 파악됐다.

이와 달리 10년 이상 장수하는 경우는 13.9%(54명)로 나타났다. 10년 이상 중에서도 10~14년 사이는 10.3%(40명), 15년 이상은 3.6%(14명)였다. 10년 넘게 임원을 하는 경우는 전무나 부사장급 고위 임원이 대부분이고, 15년이 넘는 경우는 대표이사급 CEO가 많았다.

이외에도 4~5년 19.1%(74명), 6~7년 15.5%(60명), 8~9년 11.9%(46명)로 조사됐다.

퇴직할 당시 임원 나이를 살펴보니 55세 이하가 전체의 61.9%(240명)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열 명 중 여섯 명꼴로 55세까지 임원을 하고 회사를 떠나는 경우가 대다수였다.

54~55세 퇴직 비율은 21.4%(83명)였고, 52~53세 16.8%(65명), 50~51세 9%(35명)였다. 50~55세 퇴직 임원 비율만 해도 47.2%(183명)로 높았다. 40대 임원 퇴직 비율도 14.7%(57명)로 나타났다.

단일 연령대로는 54세 되는 해에 회사를 떠나게 된 임원이 47명으로 가장 많았다. 60세를 정년으로 볼 때 6년 정도 일찍 회사를 나온 셈이다. 이어 57세(41명), 52세(37명), 55세(36명), 53세(28명) 순으로 나타났다.

오일선 소장은 “최근 대기업 임원 인사의 특징 중 하나는 임원 발탁 연령대가 점점 낮아지다 보니 50대 초반에 회사를 물러나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젊은 임원의 조기 발탁과 퇴진은 부장급 이하 일반 직원의 퇴직 시기도 직간접적으로 조금씩 앞당기는 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40대 후반 50대 초반 임원이 많아지다 보니 고숙련 생산직과 영업직 등을 제외한 스태프 부서에 있는 일반 직원들이 정년을 미처 채우지 못한 채 자의반 타의반 회사를 떠나게 되는 비율도 상대적으로 점점 많아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정년퇴임 연령이 법적으로 60세라고 한다면 실제 기업에서 체감하는 퇴직연령은 50대 초반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한편 이번 조사는 한국CXO연구소가 국내 매출 100대 상장사 중 2018년 기준 임원이 많은 상위 10대 기업을 대상으로 퇴직 임원을 분석했다. 퇴직 임원 여부는 반기보고서를 기준으로 2017년 명단이 있었지만 2018년에는 빠져있는 대상자를 기준으로 조사가 이뤄졌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