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웅전과 대웅보전의 차이는?…33개 키워드 본 사찰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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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웅전과 대웅보전의 차이는?…33개 키워드 본 사찰의 비밀
  • 심양우 기자
  • 승인 2014.09.26 09: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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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찰의 전각에는 보통 한 분의 부처님만 모시지 않는다. 일반적으로 부처님이 한 분 계시고 좌우로 ‘협시’라 불리는, 그 부처님을 돕는 두 보살이 모셔진다. 일종의 비서다.

대웅전의 석가모니불 곁에는 좌우로 문수보살과 보현보살이 교화를 돕는다. 극락전의 아미타불 옆에는 관세음보살과 대세지보살이, 약사전의 약사여래불 곁에는 일광보살과 월광보살이 모셔진다.

또 보살이 주존이 될 경우에는 보살보다 위계가 낮은 협시가 함께 모셔진다. 관음전의 관세음보살 곁에 남순(선재) 동자와 해상용왕이 보필하는 경우와 지장전의 지장보살 옆에 도명존자와 무독귀왕이 보필하는 경우다.

부처님만 세 분이 모셔진 경우도 있다. 이때 전각은 세 글자가 아닌 네 글자로 한 단계 승진하게 된다. 대웅전이 대웅보전으로 명칭을 달리하는 것이다.

등산길에 무심코 들어가거나 답사를 위해 절을 찾아도 모르고 지나치는 것이 흔하다. 심지어 불자라고 무시로 절에 드나들어도 불보살을 모신 전각의 기둥은 모두 둥글지만 스님이 숙식을 하는 요사채나 후원은 네모기둥으로 세운다는 건 보고도 의미를 알 수 없는 경우가 허다하다.

또 탑은 10층이라는 예외를 제외하고는 세로로는 반드시 홀수, 가로로는 반드시 짝수로 세운다는 것 역시 모른 채 겉모양만 훑고 지나친다.

3층, 5층, 9층, 13층 석탑은 있지만 4층, 6층, 8층은 없고 옆면이 4각, 8각은 있지만 5각, 7각은 없다.

의미를 모르니 ‘못된 스토리텔링’이 오히려 진실로 둔갑을 하기도 한다.

지장보살이 가운데 자리 잡으면 뜬금없이 등장하는 ‘개’는 신라의 김교각 스님이 중국에 갈 때 데려갔던 경북 경산의 삽살개지만 이를 모르는 학자들은 ‘사자’임이 분명하다고 고집을 피운다.

또 상원사 문수선원 앞에 놓여 있는 사자는 졸지에 고양이로 둔갑하고 조선의 채색 전통 때문에 나한이 팥죽을 얻어먹었다는 이야기까지 공공연하게 나돈다.

 

능인불교대학원대학교 조교수인 자현 스님이 펴낸 신간 『사찰의 비밀』(담앤북스)은 하마비나 일주문에서 시작해 각 전각은 물론 의식에 사용됐던 다양한 도구까지 사찰 곳곳에 숨겨진 ‘비밀’을 설명한다.

지금까지는 불교 교리로만 설명하거나 양식의 변화에만 치중했던 데에서 벗어나 인도에서 출발한 불교를 씨줄로, 이 땅에서 자생적으로 생겨난 신선사상이나 민속신앙 등을 날줄로 역사와 문화를 넘나들며 말없이 자리를 지켜온 사찰의 모든 것을 구체적으로 소개한다.

사찰 입구 하마비에서부터 산신각에 있는 염라대왕까지 유무형의 불교문화에 대해 설명하는데 동원된 키워드는 모두 33개다.

절은 왜 산으로 갔을까? 탑의 층수는 왜 모두 홀수일까? 법당의 부처님은 왜 한 분이 아니고 여러 분일까? 전각 안에는 왜 그리도 동물 조각과 그림이 많을까? 부처님 앞에는 왜 쌀이나 초를 올릴까? 삼신할미와 염라대왕은 왜 절에 계실까?

이런 질문에 대해 저자는 사찰 안에 깃든 문화와 역사에 대해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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