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세권 청년주택 임대료 싸다고?”…주거빈공층엔 여전히 ‘그림의 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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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세권 청년주택 임대료 싸다고?”…주거빈공층엔 여전히 ‘그림의 떡’
  • 김윤태 기자
  • 승인 2019.09.17 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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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17일)부터 서울시 역세권 청년주택의 청약접수가 시작된다. 공공임대를 제외한 공공지원민간임대의 임대료는 보증금 3640만~1억1280만원, 월세 29만~78만원으로 책정됐다.

그러나 청년세대의 주거비 부담과 주거빈곤율 해소를 위해 서울시가 정책적으로 지원하는 역세권 청년주택에 대해 임대료가 과도하게 높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최소 3500만원 이상의 보증금이 필요한 임대조건에서 저소득 청년이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의 임대료라는 지적이다.

반면 주변 임대시세의 85~90% 수준에 임대료가 책정된 만큼 임대료가 과도하게 높지 않다는 서울시와 사업주체의 해명도 나오고 있다.

[자료=직방 데이터랩]
[자료=직방 데이터랩]

17일 직방 빅데이터랩에 따르면 올해 서울에서 실거래된 오피스텔의 평균 임대료는 전용 20㎡이하의 경우 보증금 2723만원·월세 44만3600원, 전용 20~30㎡이하는 보증금 2947만원·월세 51만6500원, 전용 30~40㎡이하는 보증금 3707만원·월세 61만6500원으로 조사됐다.

전용 30㎡이하의 경우 역세권 청년주택이 보증금은 높고 월세는 낮은 수준이지만 전용 30~40㎡이하는 보증금과 월세 모두 역세권 청년주택이 서울 평균 오피스텔에 비해 높게 임대료가 책정돼 있는 것이다.

흔히 원룸이라고 불리는 단독다가구의 올해 서울 평균 임대료는 오피스텔에 비해 낮은 수준이고 역세권 청년주택에 비해서도 낮은 가격에 거래가 이루어졌다.

계약면적 20㎡이하의 단독다가구 임대료는 평균 보증금 1551만원·월세 35만4400원으로 역세권 청년주택의 임대보증금 비율 30%와 비교하면 보증금은 절반 이하고 월세는 비슷한 수준에 거래가 이루어졌다.

계약면적 20~30㎡이하는 역세권 청년주택이 단독다가구에 비해 보증금은 두 배 이상 월세는 10만원 이상 높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고 30~40㎡이하는 보증금은 최대 3배 이상·월세는 20만원 이상 높은 수준이다.

면적이 커질수록 단독다가구의 임대료와 역세권 청년주택의 임대료 격차는 더 커지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다만 주택 내 다양한 지원과 커뮤니티 시설 등이 구비돼 있는 오피스텔이 단독다가구보다 높은 임대료가 책정되는 게 일반적이다.

개별 임대료의 보증금과 월세 비중이 모두 상이해 직접 비교가 쉽지 않은 만큼 월세를 보증금으로 환산한 환산전세금으로 비교하면 역세권 청년주택은 서울의 단독다가구 월세거래가격에 비해 높은 수준이며 오피스텔과 비교해도 전용 20㎡이하만 낮은 수준이고 20㎡초과 규모에서는 역세권 청년주택이 더 높거나 신축 오피스텔과 비슷한 임대료 수준이다.

전용 20㎡이하는 오피스텔에 비해 역세권 청년주택이 1000만~2000만원 낮은 수준이지만 20~30㎡이하는 1000만원 이상 높다. 전용 30~40㎡이하는 전체에 비해서는 약 6000만원 높게 임대료가 책정돼 있고 역세권 청년주택이 신축오피스텔 평균 환산전세금과 비슷한 수준이다.

[자료=직방 데이터랩]
[자료=직방 데이터랩]

개별 규모의 차이에 따른 가격차가 있을 수 있어 3.3㎡당 환산전세금도 분석했지만 결과는 비슷하게 나왔다.

비교 대상을 지난 17일 청약접수를 받는 충정로 인근인 서대문구, 마포구, 종로구, 중구로 한정해 비교 분석한 결과 역세권 청년임대주택의 환산전세금은 신축 오피스텔보다 낮은 수준이었다.

전용 20㎡이하는 거래가격에 비해 8~20% 낮았고 20~40㎡이하는 신축 오피스텔의 환산전세금에 비해 10% 이내에서 임대료 책정이 이루어졌다.

역세권 청년주택의 3.3㎡당 환산전세금보다 높거나 낮게 거래된 거래비중을 분석해 본 결과 오피스텔 전용 20㎡이하만 절반 이상이 높은 가격대에 거래가 이루어졌다. 오피스텔 전용 20~30㎡이하는 74.6%, 전용 30~40㎡이하는 86.3%가 낮은 가격대에 거래가 이루어졌다.

단독다가구는 오피스텔에 비해 낮게 거래된 비중이 더 높았는데 계약면적 20㎡ 이하 78.1%, 계약면적 20~30㎡이하 96.5%, 계약면적 30~40㎡이하 99.3%가 낮았다. 가격 수준만 비교하면 단독다가구의 월세 거래는 절대적으로 역세권 청년 주택에 비해 낮은 거래가를 형성하고 있다.

그러나 오는 17일 청약접수를 시작하는 ‘어바니엘 위드 더 스타일 충정로’의 공공지원민간임대의 임대료는 인근 지역과 서울시의 2019년 거래된 월세 임대료에 비해 높은 수준은 아니다.

다만 전용 20㎡이하만 평균 거래가격에 비해 낮은 수준이지 그 외 면적은 거래가격과 비슷한 수준에 임대료가 책정돼 있어 서울시에서 발표한 것처럼 시세의 85~95% 낮다고 보기는 어렵다.

직방 데이터랩은 “오피스텔의 월세거래가격과 비교할 때 일각에서 주장하듯이 과도하게 높은 수준의 임대료는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면서도 “다만 서울시에서 청년들의 주거 질을 높이고 주거비용을 낮춰 주는 효과는 기대하기 쉽지 않아 보인다”고 분석했다.

또한 기부채납된 공공임대분을 제외하고는 기존의 원룸에서 거주하는 청년 계층이 역세권 청년주택의 임대료를 부담하기는 그 차이가 너무 크다면서 공공민간지원임대 역세권 청년주택은 주거비 부담이 큰 주거빈곤층 등의 주거 취약계층을 대상이 되기보다는 기존의 오피스텔 월세를 감당할 수 있는 청년계층이 수평 이동할 수 있는 다양한 주거상품의 하나가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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