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미국 앱티브와 자율주행 합작법인 설립…20억 달러 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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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 미국 앱티브와 자율주행 합작법인 설립…20억 달러 투자
  • 심양우 기자
  • 승인 2019.09.24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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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왼쪽)과 케빈 클락 앱티브 CEO가 자율주행 S/W 개발을 전문으로 하는 합작법인 설립에 대한 본계약을 체결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제공]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왼쪽)과 케빈 클락 앱티브 CEO가 자율주행 S/W 개발을 전문으로 하는 합작법인 설립에 대한 본계약을 체결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제공]

현대자동차그룹이 20억 달러(약2조3900억원)를 투자해 미국 자율주행기술 기업 앱티브 합작법인을 설립한다. 자율주행 분야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보유한 앱티브와 합작법인을 통해 글로벌 자율주행 분야에서 ‘톱 플레이어’의 도약을 노리고 있다.

현대차그룹이 앱티브와 지난 23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에서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과 케빈 클락 앱티브 최고경영자가 등 양사 주요 경영진·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JV 설립에 대한 본계약을 체결했다고 24일 밝혔다.

단순 협업의 틀을 넘어 합작법인 설립이라는 공동개발 방식을 택한 현대차그룹의 정공법은 조기에 자율주행 기술을 선점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는 평가다.

앱티브는 차량용 전장부품·자율주행 전문 기업이다. 인지시스템, 소프트웨어 알고리즘, 컴퓨팅 플랫폼, 데이터·배전 등 업계 최고의 모빌리티 솔루션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다.

앱티브가 핵심 사업 분야로 개발 역량을 강화하고 있는 부문은 자율주행이다. 지난 2015년과 2017년 자율주행 유망 스타트업으로 꼽히던 오토마티카와 누토노미 인수를 통해 자율주행 개발 역량을 단번에 끌어 올렸다.

앱티브의 자율주행 기술력은 글로벌 자율주행 기술 업체 중 최상위권에 위치해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현재 보스톤에 위치한 자율주행사업부를 중심으로 피츠버그·산타모니카·싱가포르 등 주요 거점에서 자율주행 기술을 개발하고 있으며 싱가포르와 라스베이거스에서는 로보택시 시범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이들 거점에서 자율주행기술을 연구하고 있는 앱티브 자율주행사업부의 임직원 수는 700여명에 달하며 총 100여대 이상의 자율주행차를 운행하고 있다. 내비건트 리서치의 2019년 순수 자율주행 기술 순위에서 앱티브는 웨이모(구글)와 제너럴모터스(GM)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

현대차그룹과 앱티브는 자율주행 전문기업 설립을 통해 전 세계에서 운행이 가능한 레벨 4와 5 수준의 가장 안전하고 최고 성능의 자율주행 소프트웨어(S/W) 개발에 나선다.

이번 계약으로 양사는 총 40억 달러 가치의 합작법인 지분 50%를 동일하게 갖게 된다. 현대차와 기아차, 현대모비스는 현금 16억 달러(약 1조9100억원), 자동차 엔지니어링 서비스·연구개발 역량·지적재산권 공유 등 4억 달러(한화 약 4800억원) 가치를 포함 총 20억 달러(약 2조3900억원) 규모를 출자한다.

앱티브는 자율주행 기술과 지적재산권, 700여명에 달하는 자율주행 솔루션 개발 인력 등을 합작법인에 출자한다. 합작법인은 이사회 동수 구성 등 양측 공동경영 체계를 갖추게 된다.

합작법인의 CEO는 칼 이아그네마 현 앱티브 자율주행사업부 사장이 맡을 예정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글로벌 자율주행 개발 경쟁은 누가 우군을 더 많이 확보해 다양한 환경에서 더 많은 주행 데이터를 확보하느냐가 핵심 관건”이라며 “현대차그룹은 신설법인과의 우선적 협력을 통해 현대·기아차에 최적화된 플랫폼을 더욱 신속하게 개발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추게 됐다”고 말했다.

[자료=현대차그룹]
[자료=현대차그룹]

지난해 9월 현대차그룹은 정의선 수석부회장 취임 이후 미래 게임 체인저로 거듭나기 위한 과감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이번 신설법인 설립 결정으로 완전자율주행 기술 개발의 중요한 퍼즐을 맞췄다는 평가다.

특히 차량 설계·제조,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분야에서 탁월한 역량을 보유한 현대차그룹과 자율주행 S/W 분야 최고 기술력을 가지고 있는 앱티브가 손잡음으로써 기술 개발 시너지 효과는 극대화될 전망이다.

신설 합작법인은 오는 2022년까지 완성차 업체, 로보택시 사업자 등에 공급할 자율주행 플랫폼 개발을 완료하고 상용화한다는 계획이다.

또 기존 앱티브의 자율주행 연구거점 외에도 추가로 국내에도 자율주행 연구거점을 마련해 세계적인 자율주행 기술력이 국내에 확산되는 효과를 낼 것으로 보인다.

합작법인 설립을 통해 현대차그룹은 운전자의 개입 없이 운행되는 레벨 4·5(미국자동차공학회 SAE 기준) 수준의 궁극의 자율주행차를 조기에 시장에 선보임으로써 더 이상 추격자가 아닌 글로벌 자율주행 기술을 선도하는 개척자로서의 입지를 공고히 하겠다는 구상이다.

현대차그룹의 대규모 투자와 앱티브의 고도화된 기술력의 결합으로 합작법인의 연구개발 역량은 대폭 향상될 전망이며 자율주행 분야 글로벌 우수 인재 확보에도 박차를 가하게 된다.

현대·기아차는 내연기관차는 물론 순수 전기차와 수소전기차 등 친환경차량을 합작법인에 공급해 원활한 자율주행 연구·도로 주행 테스트를 지원하고 기존에 앱티브가 펼치던 로보택시 시범사업에도 현대·기아차 차량으로 대체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앱티브 자율주행사업부가 운영하던 기존 연구거점들은 신설 합작법인에 그대로 존치되며 추가로 국내에도 연구거점을 신규 설립해 국내 자율주행 기술력도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신설 합작법인은 전 세계 자동차 메이커에 공통으로 적용할 수 있는 자율주행용 S/W 개발과 공급을 목표로 한다.

본사는 미국 보스턴에 위치하게 되고 추후 설립 인허가, 관계당국 승인 등을 거쳐 이르면 오는 2020년 중 최종 설립될 예정이다.

현대차그룹은 대규모 투자 외에도 보유하고 있는 자율주행 관련 특허 제공, 차량 개조, 인력 지원 등 전폭적인 협력과 지원을 통해 기술교류 효과를 극대화할 방침이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은 “이번 협력은 인류의 삶과 경험을 획기적으로 변화시킬 자율주행기술 상용화를 목표로 함께 전진해나가는 중대한 여정이 될 것”이라며 “자율주행 분야 최고 기술력을 보유한 앱티브와 현대차그룹의 역량이 결합된다면 강력한 시너지를 창출해 글로벌 자율주행 생태계를 선도해 나갈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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