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대 기업 여성임원 비율 6%대 첫 진입…삼성전자 첫 70명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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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대 기업 여성임원 비율 6%대 첫 진입…삼성전자 첫 70명대
  • 이성태 기자
  • 승인 2023.11.23 0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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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코써치, 72개 기업 여성임원 배출…1970년생 이후 85% 넘어

국내 100대 기업 전체 임원 중 여성 비중이 올해 처음으로 6%대에 진입한 것으로 조사됐다. 100대 기업 내 여성 임원 수는 최근 1년 새 9% 정도 상승하며 430명대로 많아졌다.

단일 기업 중에서는 삼성전자가 올해 70명을 넘으며 가장 많았고 아모레퍼시픽과 CJ제일제당은 전체 임원 중 여성 비율이 20%를 상회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1970년 이후 출생한 여성 임원 비중이 85%를 넘은 것으로 파악됐다.

글로벌 헤드헌팅 전문기업 유니코써치(대표이사 김혜양)는 ‘2023년 국내 100대 기업 여성 임원 현황 조사’ 결과에서 이같이 나타났다고 23일 밝혔다.

조사 대상은 상장사 매출액(별도 재무제표 기준) 상위 100곳 기준이고 여성 임원은 올해 반기보고서에 나온 임원 현황 자료를 참고해 조사가 이뤄졌다. 임원은 사내이사와 미등기임원을 모두 포함했으며 사외이사는 조사에서 제외했다. 오너 일가도 조사에 포함됐다. 단 반기보고서 제출 이후 임원 변동 사항에 대해서는 따로 반영하지 않았다.

조사 결과 올해 100대 기업 내 여성 임원은 439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403명보다 36명(8.9%)이 증가한 수치다. 이는 2021년 대비 2022년 25% 수준으로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여성 임원 성장세는 다소 둔화됐다. 하지만 지난해 대비 올해 100대 기업 전체 임원이 2.4% 정도 증가한 것을 감안하면 여성 임원 증가 속도는 꾸준한 것으로 파악됐다.

100대 기업 내 전체 임원 중 여성 비율은 2019년 3.5%, 2020년 4.1%, 2021년 4.8%였다가 지난해 5.6%로 처음 5%를 넘어섰다. 올해는 7345명의 전체 임원 중 6%를 차지했다. 100대 기업 여성 임원이 많아지고 있지만 아직도 10% 미만으로 국내 대기업 내 유리천장은 여전히 견고한 상황이다.

100대 기업 여성 임원 숫자는 지난 2004년 당시만 해도 13명에 불과했다. 이후 2006년(22명), 2010년(51명), 2011년(76명)으로 증가하더니 지난 2013년에는 처음으로 100명 시대를 열었다. 2013년 당시 여성 임원 수는 114명이었다. 2014년에는 106명으로 상승 추세가 한풀 꺾이기도 했다. 이후 2015년(138명), 2016년(150명), 2018년(216명), 2019년(244명), 2020년(286명), 2021년(322명)으로 늘었고 지난해 처음으로 403명으로 400명대에 진입했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36명 많아진 439명인 것으로 조사됐다. 지금과 같은 여성 임원 증가 속도라면 2025년 전후로 여성 임원 500명대 시대를 맞이할 것으로 전망된다.

100대 기업 내 여성 임원을 보유한 기업 숫자는 올해 72곳으로 지난해와 동일했다. 연도별 여성 임원 보유 기업 수는 2004년 10곳, 2006년 13곳, 2010년 21곳으로 조금씩 증가해왔다. 이후 2011년 30곳, 2013년 33곳, 2015년 37곳, 2016년 40곳, 2018년 55곳, 2019년 56곳, 2020년 60곳, 2021년 65곳으로 지속적으로 확대됐다. 그러다 지난해 72곳으로 늘었는데 올해도 동일했다.

여성 임원이 없는 기업은 주로 조선, 해운, 철강, 에너지, 기계 등이 많았다. 이들 기업에서는 여성 인력 비중이 적다 보니 당분간 내부에서 여성 임원이 배출될 가능성은 높지 않을 전망이다.

올해 파악된 100대 기업 여성 임원을 산업군별로 살펴보면 IT 업종에서만 172명으로 39.2%를 차지했다. 100대 기업 여성 임원 10명 중 4명은 삼성전자와 네이버 등 IT 관련 분야 등에서 배출됐다는 얘기다. 이를 역으로 해석하면 국내 여성 임원이 크게 늘어나려면 IT 업체에서 두각을 보일 우수 여성 인재가 많아져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100대 기업 여성 임원 439명 중 85.2%에 해당하는 374명은 1970년 이후 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9년(60.7%), 2020년(65%), 2021년(72%), 2022년(81.4%)보다 더 높아진 비율이다.

출생년도별로는 1970~1973년에 속하는 1970년대 초반 출생자가 157명(35.8%)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1974~1976년 사이가 114명(26%)으로 뒤를 이었고 1977~1979년 67명(15.3%) 순이었다.

특이한 점은 1967~1969년생 여성 임원은 45명(10.3%)으로 1977~1979년생보다 비중이 더 적어져 역전당했다는 점이다. 지난해의 경우 1967~1969년생(12.9%)이 1977~1979년생(11.7%)보다 비중이 높았는데 올해는 5%포인트나 격차가 벌어지며 1960년대 후반은 급속히 퇴장하고 1970년대 후반 출생자들이 급부상하고 있는 양상이 뚜렷했다.

지난 2021년부터 3년간 100대 기업 내 여성 임원의 출생연도별 현황을 살펴보면 같은 1970년대 출생자 중에서도 1970~1973년 사이 태어난 여성 임원 비중은 점차 줄고 있는 반면 1974년 이후 출생자 비중은 증가하고 있는 흐름을 보였다. 1970~1973년생은 2020년 당시 40.6%까지 높았다. 그러다 2021년 39.4%, 2022년 37%로 떨어지더니 2023년 올해는 35.8%로 더 감소했다.

반면 1974~1976년생은 2021년 19.9%, 2022년 25.3%, 2023년 26%로 증가세 행진을 이어갔다. 특히 1977~1979년 출생자는 2021년 7.1%, 2022년 11.7%였는데 올해는 15%를 넘어섰다. 1980년 이후 태어난 여성 임원도 2021년 5.6%, 2022년 7.4%에서 올해는 8.2%로 1년 새 0.8%포인트 증가했다.

단일 출생년도 중에서는 1971년생이 49명으로 가장 많았다. 1973년생과 1975년생은 각각 44명, 43명이었다. 이어 1972년(38년), 1974년생(37명), 1976년(34명), 1977년(25명), 1969년(22명), 1978년·1979년(각 21명) 순이었다.

올해 100대 기업 중 여성 임원을 최다 보유 기업은 삼성전자로 72명이었다. 지난해 65명보다 7명 많아지며 처음으로 70명대에 진입했다. CJ제일제당은 30명, 네이버는 26명으로 각각 2위와 3위에 올랐다.

이어 현대자동차(21명), 롯데쇼핑(15명), 아모레퍼시픽(14명), LG전자(12명), LG유플러스·미래에셋증권(각 11명), KT·SK·SK텔레콤(각 10명) 순으로 10명 이상의 여성 임원이 배출됐다. 여성 임원 10명 이상 기업은 지난해 10곳에서 올해는 12곳으로 많아졌다.

특히 아모레퍼시픽은 올해 전체 임원 56명 중 여성 임원 비율이 25%로 가장 높았다. 이어 CJ제일제당(23.6%), 네이버(19.8%), 롯데쇼핑(16.5%), LG유플러스(15.1%), KT(10%) 역시 여성 임원 비중이 10%를 상회했다.

여성 임원이 이사회 멤버로 활동하고 있는 사내이사는 8명으로 파악됐다. 이 중에서도 대표이사 타이틀까지 갖고 있는 여성 임원은 한국가스공사 최연혜(1956년) 사장, LG생활건강 이정애(1963년) 사장, 호텔신라 이부진(1970년생) 사장, 네이버 최수연(1981년) 사장 등 4명으로 확인됐다.

유니코써치 김혜양 대표는 “최근 ESG경영이 재계에 중요한 화두로 떠오르면서 여성 직원과 함께 여성 임원은 당분간 지속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도 “주요 대기업 중 철강, 조선, 해운, 기계 등 여성 직원이 비교적 적은 업종의 회사에서는 당분간 내부에서 여성 임원이 배출된 가능성은 높지 않고 주주와 투자자 등을 고려해 외부에서 여성 인재를 영입해 1~2명의 여성 임원 자리라도 만들려는 시도가 강해질 것으로 보여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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