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최은영 회장 전철 밟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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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최은영 회장 전철 밟나
  • 심양우 기자
  • 승인 2014.03.18 1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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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해운, 한진그룹 편입…그룹 유동성 악화 진원지 현대상선은?

▲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왼쪽)과 최은영 한진홀딩스 회장.
한진해운의 한진그룹 편입이 결정되면서 유사한 상황에 처해 있는 현대상선의 향방에 재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최은영 한진해운홀딩스 회장과 같은 길을 밟을 것인지가 최대 관심이다.

국내 1·2위 컨테이너선사인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은 수년간 수익성 악화로 대규모 적자와 부채비율 급등에 신용등급까지 최악의 상황을 맞고 있다.

특히 이들 회사의 경영악화로 그룹 유동성까지 흔들리면서 지난해 말에는 한진그룹과 현대그룹이 나란히 강도 높은 구조조정안까지 내놓았다.

그러나 실적 개선의 조짐은 여전히 안개 속에 머물러 있다. 해운업황 불황에 따른 실적 악화가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결국 더 이상의 경영악화를 견디지 못한 한진해운은 한진그룹 편입을 결정하고 말았다.

지난 13일 한진해운 이사회가 결의한 인적분할 방안에 따르면 한진해운홀딩스는 상표권 및 한진해운 지분 36.47%를 보유한 ‘신설법인’과 싸이버로지텍, HJLK(3자물류회사), 한진SM(선박관리회사), 한진해운 여의도사옥 등을 보유한 ‘기존법인’으로 분할하게 된다. 신설법인을 한진해운과 합병하는 것이다.

이와 함께 최은영 회장이 보유하게 되는 신설법인 주식은 대한항공이 가져오고, 반대로 대한항공이 보유한 기존법인의 주식은 최은영 회장에게 넘어간다.

한진해운 경영권만 놓고 본다면 사실상 최은영 회장의 백기항복이다.

최 회장은 지난 2006년 남편 조수호 회장의 사망으로 한진해운 경영에 뛰어들어 시숙인 조양호 회장의 한진그룹으로부터 계열분리를 시도하는 등 독자 경영을 이어왔다.

그러나 지난해 7120억원의 당기순손실 등 3년 연속 7000억원이 넘는 적자와 해마다 큰 폭으로 뛰는 부채비율은 최 회장이 감당하기에 너무 버거웠던 것으로 재계 관계자들은 분석한다.

최 회장의 경영참여와 한진해운의 경영악화는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과 현대상선의 그것과 유사하다.

현대상선 역시 3연 연속 대규모 적자를 기록하며 최근 신용등급까지 투기등급(BB+)으로 떨어졌다.

지난해 현대상선의 당기순손실은 7153억원. 전년보다 줄었다고는 하지만 경영호전으로 풀이하기에는 그 규모가 너무 크다.

차입금의존도와 부채비율도 각각 82.7%와 1296.9%로 금융권 일부에서는 특단의 대책이 나오지 않는 한 회생이 불가능한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현대상선의 경영악화가 한진해운의 그것과 유사한 것처럼 현정은 회장과 최은영 회장 역시 유사한 점이 많다.

▲ 현대그룹 사옥
현 회장은 최 회장처럼 남편 정몽헌 회장의 사망으로 갑작스럽게 경영에 참여했다. 준비된 경영자가 아니었던 것이다.

또 최 회장이 시숙인 조양호 회장의 한진그룹에서 벗어나 독립경영을 했듯이 현 회장 역시 시숙인 정상영 KCC 회장과 치열한 경영권 다툼을 벌여 독립경영을 하고 있다.

그렇다고 현 회장이 최 회장과 같이 현대상선을 KCC에 넘기는 등의 전철을 밟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게 재계의 관측이다.

더구나 정 회장은 최근 현대상선 주식을 모두 매각한 것으로 알려져 가능성은 더욱 희박하다.

최근 KCC가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연결감사보고서에 따르면 KCC는 지난해 현대상선 보유주식 372만7006주를 모두 처분했다. 지난 2003년 현대상선 지분 6.98%를 전격 취득하며 질부인 현정은 회장과 경영권 분쟁을 촉발시킨 이래 꼭 10년만이다.

현정은 회장이 최 회장과 같이 현대상선의 경영권을 넘긴다면 굳이 KCC일 필요는 없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등 다른 시숙들이 현대상선을 넘겨받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실제 현대차그룹은 물류회사인 현대글로비스를 계열사로 두고 있다. 특히 현대글로비스는 올해 LNG 수송사업을 본격화 하는 등 해운사로서의 면모를 갖춰나가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벌크선 운임 조정과 남북관계가 최악의 상황은 아니라는 점에서 현대상선의 향후 실적개선 여지는 분명하다”면서도 “다만 현대상선이 그룹 유동성 악화의 근원지라는 점은 그룹경영을 이끌고 있는 현 회장에게 부담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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