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우진, 시장가 강력 매수” 대량문자 유포 중…‘부자 아빠’ 주가조작 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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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우진, 시장가 강력 매수” 대량문자 유포 중…‘부자 아빠’ 주가조작 재현?
  • 박철성 칼럼니스트·아시아경제TV 리서치센터 국장
  • 승인 2018.05.28 08: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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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철성의 주간증시] 계양전기(우) 755% 폭등 후 급락…최근 3거래일 –60%
▲ 허허벌판에 산(山)봉우리만 남은 계양전기 우선주 일봉 그래프. 계양전기 우선주는 이렇게 개미 무덤이 됐다. 키움증권 영웅문 캡처. <미디어캠프 신원 제공>

[박철성의 주간증시] 계양전기(우) 755% 폭등 후 급락…최근 3거래일 –60%

이번에도 개인투자자들만 당했다. 계양전기 우선주(계양전기 우)는 깊어지는 주가조작 의혹 속에 개인투자자들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주가조작 의혹이 제기된 사설 주식투자단체가 여전히 시장에 ‘낚시성’ 문자를 유포 중이다.

지난해 ‘부자 아빠 주가조작’ 사건이 발생했다. 허위 주식정보를 대량으로 문자발송해 개인투자자들에게 거액의 손해를 입힌 사건이었다. 이번에도 유사하다. 문자발송으로 개인투자자를 유혹하고 있다.

특히 이들 세력은 취재진에게 수차례 협박성 문자를 보내왔다. 이를 통해 언론 길들이기를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이 같은 해당 협박성 문자는 세력들 스스로 주가조작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한 꼴이다.

계양전기 우선주는 결국 ‘개인투자자 무덤’이 됐다. 주가는 14거래일 만에 755% 폭등했다. 8배 가까운 상승이었다. 그러나 지난 23일에는 고점 대비 60% 폭락했다. 불과 3거래일 만이었다.

또한 고점을 기록한 이날 하루에만 상한가와 하한가를 모두 경험했다. 이날 등락 폭이 60%였다. 멀미나는 장세였다. 일봉 그래프는 마치 허허벌판에 산봉우리만 남긴 형국이다.

이게 끝이 아니었다. 지난 23일 사설 주식투자단체는 “앞으로 두 배 더 상승할 것”이라며 “시장가에 강력 매수하라”는 문자메시지를 대량 유포했다. 그들이 여전히 시장에서 활개 치고 있다는 반증이다.

최근 해당 사설 주식투자단체인 ‘주식ㅇㅇ연구소’는 계양전기 우선주를 토사구팽했다. 새로운 타깃으로 거래소 상장종목 우진(105840)을 대상으로 삼았다.

주가조작 의혹을 받는 사설 주식투자단체는 우진 주가가 전 저점 대비 2배 급등한 고점에 ‘강력 매수’ 문자를 시장에 유포했다. 계양전기 우선주 때와 같은 방식이었다.

이는 사설 주식투자단체가 개미투자자를 동원해 시세차익 물량을 떠넘기기 위한 새로운 ‘작전’이라는 의혹이 일고 있다.

사설 주식투자단체는 문자를 통해 “우진 강하게 매수 못 한 분은 지금 시장가로 매수 넣어둡니다. 오늘(25일 오전 8시35분) 시초가가 저점일 확률 높습니다. 시장가 매수 걸어두세요”라고 개미투자자들에게 매수를 주문했다.

또 그들은 네이버 밴드를 통해서도 같은 내용의 문자를 유포하고 있다. 놀랍게도 주식 사설 단체가 운영하는 밴드가 무려 7개였다. 운영자는 모두 같았다.

이들 밴드 중 ‘주식ㅇㅇㅇ 테마반’은 “개인투자자가 돈을 버는 세상을 위하여!”라면서 ‘백전불패 리더’가 운영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렇게 개인투자자들을 유인하고 있었다.

또한 일부 밴드는 회원 가입을 해야지만 게시내용을 열람할 수 있도록 했다.

이들은 7개의 밴드를 고액의 유료회원 가입 유도용으로도 활용하고 있었다.

지난 27일 취재진은 그들이 운영하는 네이버 밴드에 접속했다. 그런데 19일 이후 게재됐던 “계양전기 우선주를 시장가에 매수하라”는 내용의 글이 전부 사라졌다. 취재가 본격화되자 사설 주식투자단체는 해당 게시 글을 삭제한 것이다.

지난 24일 우진은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전 저점 대비 주가가 최근 두 배 급등했다.

앞서 지적한 것처럼 사설 주식투자단체가 개인투자자들에게 높은 가격임에도 우진의 주식 매수를 주문하고 있다. 주가조작 의혹을 받는 그들은 이런 문자를 시장에 대량으로 발송하고 있다.

실제 사설 주식투자단체는 지난 25일 오후 2시9분 대량 문자를 보냈다.

그들은 “우진, 적은 거래량으로 개미 털기 중”이라면서 현시점 추가매수 확실히 할 것과 매도 사인도 보내겠다고 시쳇말로 개미투자자들에게 떡밥을 뿌리고 있었다. 특히 이날 장 시작 전부터 “시장가 매수”를 주문했다. 그들은 계양전기 우선주 때와 같은 방법을 사용했다.

▲ 우진 일봉 그래프. 키움증권 영웅문 캡처. <미디어캠프 신원 제공>

우진 일봉 그래프에는 세력의 발자국이 찍혔다. 가격상승을 주도했던 세력은 4월6일부터 물량 매집에 집중했던 것으로 분석됐다.

주도세력들은 4월16일 1차 상승 시그널을 보냈다. 횡보하던 그래프가 4월23일 1차 고점을 만들었다. 이날 우진은 디에스티글로벌투자파트너즈 사모투자합자회사(디에스티글로벌)에 총 393억원을 출자해 삼부토건 인수 계획을 공시했다.

우진은 이날 장중 7230원을 찍었고 주도세력들은 이내 개미 털기에 들어갔다. 1차 개미 털기는 그후 3거래일 동안 계속됐다.

그런 후 두 차례에 걸쳐 추가 개미 털기를 진행했다. 일봉 그래프 상 두 차례의 고점과 저점을 통한 ‘3중 바닥’이 이를 대변하고 있다. 개미 털기는 상승세를 보고 매수한 개미들을 떨쳐내는 그들만의 작업이다. 즉 통정(자전)거래를 통해 시세조종으로 주가를 떨어뜨리면 더 큰 손실을 우려한 개인투자자들이 보유 중인 물량을 내놓게 만드는 것이다. 이는 세력들이 주가조작 때 사용하는 일종의 심리전이다.

지난 18일 우진 주도세력들은 시장 상황을 점검했다. 이어 19일 2차 점검을 통해 개미 매도물량이 소진됐음을 확인했다.

우진 주도세력들은 급등 콘티를 짰다. 이들의 D-데이는 지난 24일이었다. 이날 오전 우진이 삼부토건을 인수한다는 뉴스 보도가 예정돼 있었다. 그들은 호재성 뉴스를 철저히 이용했다.

우진 주도세력들은 23일과 24일 양일에 걸쳐 급등을 계획했다. 우진 주가는 21일 장중 고점 6920원을 찍었다. 이는 4월5일 장중 저점 5210원에 비해 33% 상승한 가격이었다. 23일 주가를 더 끌어올리지 않았던 이유다. 급등으로 뜨거운 시선이 집중되는 것이 부담스러웠기 때문이다.

지난 23일 우진 주가는 전일 대비 12.23% 상승한 7710원으로 마감됐다. 이어 이튿날인 24일 우진 주도세력들은 주가를 9.08%(8410원) 갭 상승으로 출발시켰다.

이날 예정대로 장 시작 직후 삼부토건 인수 뉴스가 보도되기 시작했다. 그러자 주도 세력들은 우진 주가를 곧장 상한가로 직행시켰다.

1개 이상의 연합세력으로 추정되는 우진 주둔세력들의 매수평균가는 7600원 언저리로 분석됐다. 세력들은 현재 30% 초반대의 수익률을 기록 중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는 주도세력의 차익실현이 쉽지 않다. 세력들이 보유한 주식을 시장에 매도 물건으로 던지는 순간 가격이 급락하기 때문이다. 이럴 경우 오히려 세력들이 큰 손해를 볼 수 있다. 따라서 그들에겐 차익실현 매도물량을 받아(매수)주는 일명 ‘설거지 팀’이 필요한 상황이다. 만약 이런 작업이 불가능하다면 주가를 더 높이 견인해야 한다.

계양전기 우선주처럼 아예 폭등시킨 뒤 고점에서 물량을 던지는 방법을 택해야 한다. 그래야 주가가 무너져도 세력들이 원하는 차익실현이 가능해진다.

세력들이 그렇게 주가를 부양하려면 적잖은 추가 매수자금이 필요하다. 그들에게 문제는 주가견인용 추가 매수자금이다.

우진 주가는 지금 고점이다. 한두 푼으로는 주가 견인이 불가능하다. 그리고 무엇보다 금융당국의 매서운 눈길도 부담스러웠을 것으로 판단된다.

이럴 때 세력들 대부분 설거지 팀을 동원해 차익실현을 꾀한다. 낚시성 매수문자를 통해 개미군단을 ‘물량 떠넘기기’ 용도로 동원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배경이다.

따라서 지금 우진은 각별한 투자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그래프가 마냥 정상에 머물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만약 수익 중인 개인투자자라면 과유불급(過猶不及)의 의미를 새겨볼 필요가 있겠다.

▲ 우진 홈페이지. 기사의 특정사실과 관계없음.

우진은 원자력발전소용 계측기, 철강 산업용 자동화장치, 설비진단시스템, 유량 계측시스템 등의 사업을 하고 있다.

1980년 이성범 회장이 설립한 우진은 현재 창업주 이 회장 외 장남인 이재원 이사회 의장, 이재상 대표이사가 가족 경영을 하고 있다. 창업주 이성범 회장은 만 80세의 고령이다. 지난 4월 장남에게 주식 34만 주를 증여하는 등 승계를 시작했다.

현재 우진의 경영 총괄은 차남인 이 대표가 맡고 있고 장남 이 의장은 경영에서 한발 물러난 상황이다.

건설업계에서는 삼부토건 경영권을 인수한 우진의 이번 투자 결정에 대해 다소 의외라는 반응을 내놓고 있다. 우진은 삼부토건보다 규모가 작다. 그리고 무엇보다 연속 적자기업이다. 그런 만큼 향후 삼부토건 경영 정상화를 성공적으로 해낼지가 의문이다.

자산총계를 봐도 우진은 삼부토건보다 규모가 작다. 우진의 올해 1분기 말 자산은 1835억원으로 삼부토건은 3747억원이다.

사업보고서에 의하면 우진은 최근 수익성 측면에서도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또한 우진의 올해 1분기 매출은 170억원. 전년 동기보다 31.8% 감소했다. 영업손실은 28억원으로 적자가 확대됐다. 당기순손실은 31억원으로 적자 전환됐다. 만약 이 분위기대로라면 3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게 된다.

한편 우진은 사업 시너지를 위해 삼부토건을 인수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창업자의 두 아들이 사업을 나눠 갖기 위한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에 대해 우진 측은 “폐로 사업에는 건설토목 기술이 필수적인 데다가 현재 시장의 리더가 없는 상황”이라며 “원자력발전소 한 기당 6000억원 이상 비용이 드는 시장 선점을 위해 삼부토건을 인수했다”고 밝혔다.

그런데 일각에서는 창업 2세 시대를 맞는 우진이 이번 인수를 통해 2세 경영을 본격화한다는 분석도 설득력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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