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유착·개인비리·”…정준양 포스코 전 회장 의혹 해소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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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경유착·개인비리·”…정준양 포스코 전 회장 의혹 해소될까?
  • 심양우 기자
  • 승인 2015.03.16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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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혹 난무했던 5년 재임…“친인척 비리까지 들춰야”
▲ 서울 대치동 포스코 본사. 원내는 정준양 전 포스코 회장.

포스코건설 비자금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포스코 전반으로 수사 영역을 확대하면서 정준양 전 회장이 핵심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그동안 숱한 의혹이 제기됐지만 그때마다 수사망을 피해갔던 정 전 회장을 정조준하고 있는 것이다.

16일 검찰에 따르면 포스코건설을 압수수색한 검찰은 이미 정준양 전 회장을 비롯해 포스코건설 비자금 관련 인사들은 이미 출국금지됐다.

포스코건설 비자금 조성 시기와 정준양 전 회장 재임 시기가 맞물리면서 포스코건설 임원들이 조성한 비자금이 단순 개인비리 차원에서 조성된 것만은 아니라는 의미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이는 2009년 2월부터 5년 동안 정준양 전 회장 재임 시절 쏟아졌던 각종 의혹으로 수사 방향이 확대됐다는 의미로도 읽혀진다.

따라서 그동안 포스코 안팎에서 정준양 전 회장을 둘러싸고 제기됐던 각종 의혹들이 이번 검찰 수사를 통해 베일을 벗고 실체를 드러낼 지 관심이 쏠린다.

정준양 전 회장을 둘러싼 의혹은 크게 정경유착과 개인비리 두 가지다.

2009년 3월 취임을 전후로부터 2012년 11월 사의를 표명할 때까지 정 전 회장을 이들 의혹에서 단 한 번도 자유롭지 않았다. 오히려 5년 재임 기간 동안 의혹은 눈덩이처럼 커졌다.

의혹의 첫 단추는 회장 선임에서부터 시작됐다. 2008년 12월 포스코 사장에서 포스코건설 사장으로 선임된 정 전 회장은 이듬해 2월 다시 포스코 회장으로 선임됐다. 당시 포스코 회장에는 윤석만 포스코 전 사장이 유력한 것으로 전망됐다.

이와 관련 윤석만 전 사장은 2009년 포스코 CEO 추천위원회 회의에서 MB(이명박) 실세들의 인사 개입 의혹을 폭로하기도 했다. 즉 MB 측근이었던 천신일 세중나모 회장이 직접 전화로 대통령의 뜻이라며 회장 후보직 포기를 종용했고 박영준 국무총리실 국무차장도 만나자며 사퇴를 종용했다는 것이다.

정권 실세를 등에 업은 정 전 회장의 전횡은 취임 이후 본격화됐다.

정 회장은 취임 이후 철강업과 무관한 회사를 대거 인수해 5년 전 35개에 불과했던 계열사가 무려 70개로 두 배나 늘어났다. 부실회사 인수가 대부분이었고 인수 이후에도 경영상태가 호전된 계열사는 거의 없었다.

대표적인 사례가 성진지오텍이었다. 포스코는 워크아웃 기업인 성진지오텍을 지난 2010년 약 1600억원에 인수했다. 이후 포스코건설이 1400억원을 추가 증자했지만 경영은 호전되지 않았다. 특히 포스코 인수 후에도 경영권을 행사했던 전정도 회장이 2011년 말 횡령·사기 등의 혐의로 징역 3년6월을 선고받기까지 했다.

포스코가 성진지오텍을 비롯한 여러 계열사를 인수한 배경에도 이들 정권 실세의 영향력이 작용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해외자원개발 역시 정경유착의 사례로 꼽힌다. 정 전 회장은 2010년 3조4000억원에 대우인터내셔널을 인수해 이후 해외자원개발에 주력했다.

해외자원개발은 MB 정권의 대표적 실정 사례로 꼽히는 ‘사자방’, 즉 4대강사업, 자원외교, 방위사업청비리 중 하나다. 정 전 회장은 이 과정에서 박영준 당시 산업자원부 차관과 함께 전세기를 타고 해외출장을 다녀오는 등 MB 정권의 자원외교에 포스코의 모든 역량을 총동원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외에도 부산저축은행 증자에 포항공대가 500억원을 투자해 날리는 등 정권 실세와 연루된 잡음은 정 회장 재임 5년 동안 끊이질 않고 따라다니며 온갖 의혹을 증폭시켰다.

개인비리도 다시 도마에 오르고 있다. 여기에는 친동생과 처남, 고교 동창들이 이름이 거론되며 협력업체 선정, 특혜납품 등의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또 포스코 사장 재직 당시에는 내부정보를 이용해 자사주 매매로 부당이득을 취했다는 의혹 등 정 전 회장을 둘러싼 의혹은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이 같은 부실경영으로 포스코는 지난 2011년 6월 신용평가 회사인 무디스로부터 국제신용등급이 A2에서 A3로, 11월에는 S&P가 A에서 A-로, 12월에는 피치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낮췄다. 포스코의 해외 신용등급이 내려간 것은 사상 처음이었다.

포스코 임원을 역임했던 한 관계자는 “정준양 전 회장 재임 당시는 물론 퇴임한지 1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각종 의혹은 난무하고 있지만 단 한 번도 수사다운 수사는 없었다”면서 “이번 검찰 수사 역시 정 전 회장 비리와 관련된 권력층의 로비와 압력으로 용두사미로 끝나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포스코 내부 관계자도 “능력과 투명성 면에서 부적격자가 회장에 취임하면서 포스코 5년은 잃어버린 시간이었다”면서 “포스코가 정치 외풍에서 벗어나고 국민기업으로서의 위상을 재정립하기 위해서는 이번 기회에 모든 의혹을 말끔히 해소하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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