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면창(人面瘡)…“ 모방하거나 답습한 글은 논할 가치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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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면창(人面瘡)…“ 모방하거나 답습한 글은 논할 가치도 없다”
  • 한정주 기자
  • 승인 2015.04.06 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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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이덕무의 『이목구심서』와 『선귤당농소』로 본 일상의 가치와 미학(52)
 

[한정주=역사평론가] 옛 사람을 답습(踏襲)한 글을 인면창(人面瘡), 즉 ‘사람의 몸에 나는 종기나 부스럼’이라고 한다.

무슨 물건을 치료약 대신 사용해 재빨리 그 사람의 입을 막아버려야 할지 모르겠다.(재번역)

蹈襲古人文字 曰人面瘡 不知以何物代貝母用 急抹其口. 『이목구심서 2』

글이란 시대에 따라 제각각 다르다. 글이란 사람에 따라 제각각 다르다. 따라서 옛 사람과 다른 사람의 글을 답습하거나 모방한 글은 군더더기일 뿐이다.

아무리 잘 그린 그림도 다른 사람의 것을 베끼거나 흉내 내면 위작(僞作)이다. 그 그림은 아무런 가치가 없다. 거기에는 화가의 뜻과 기운과 정신이 살아 있지 않기 때문이다.

글도 마찬가지다. 잘 쓴 글인가, 그렇지 않는 글인가는 중요하지 않다. 고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모방하거나 답습한 글은 논할 가치도 없다. 버려야 하기 때문이다. 오직 글쓴이의 진솔한 감정과 뜻과 마음과 정신이 담겨 있는가, 그렇지 않는가만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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