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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고 도는 화(禍)와 복(福)…변화 헤아리기 어렵다”[명심보감 인문학] 제11강 성심편(省心篇) 상(上)…마음을 살펴라⑫
한정주 기자  |  jjoo@iheadlin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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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10.05  08:0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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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심보감 인문학] 제11강 성심편(省心篇) 상(上)…마음을 살펴라⑫

[한정주=역사평론가] 天有不測風雨(천유불측풍우)요 人有朝夕禍福(인유조석화복)이니라.

(하늘에는 예측할 수 없는 비와 바람이 있고 사람에게는 아침저녁으로 예측할 수 없는 화(禍)와 복(福)이 있다.)

『회남자』 <인간> 편에는 앞서 소개한 ‘새옹지마’의 고사 외에 ‘천 가지로 변하고 만 가지로 바뀌는[千變萬化]’ 인간사와 세상사의 ‘화복(禍福)’에 대한 또 다른 이야기가 실려 있다.

춘추전국시대 송(宋)나라에 할아버지 때부터 3대를 연이어 선행을 즐겨 베풀었던 사람이 있었다. 어느 날 그의 집안에서 기르던 검은 소가 흰 송아지를 낳았다. 해괴한 일이라고 여긴 그는 마을의 장로를 찾아가 그 연유를 물었다. 그러자 장로는 상서로운 조짐이라고 기뻐하면서 흰 송아지를 귀신에게 바치라고 했다.

그런데 일 년 후 그의 아버지가 아무런 이유 없이 장님이 되는 불행이 닥쳤다. 이때 검은 소가 다시 흰 송아지를 낳았다. 장님이 된 아버지는 아들에게 다시 장로에게 가서 그 연유를 물어보라고 했다.

이에 아들은 지난번에 장로의 말을 듣고 흰 송아지를 바쳤지만 아버지가 장님이 되었는데 왜 다시 물어보라고 하느냐고 따졌다. 그러자 아버지는 현명하고 지혜가 뛰어난 사람의 말은 처음에는 틀린 것 같지만 나중에는 반드시 들어맞는다면서 아직 일의 결과가 다 드러난 것이 아니므로 다시 한 번 물어보는 것이 좋겠다고 했다.

아버지의 간곡한 말을 뿌리치지 못한 아들이 다시 장로를 찾아갔다. 장로는 이번 일 또한 상서로운 조짐이라면서 다시 흰 송아지를 귀신에게 바치라고 말했다. 아들이 장로의 말을 전하자 아버지는 장로가 시킨 대로 하라고 했다.

그런데 일 년 후 이번에는 아들이 아무런 이유 없이 장님이 되었습니다. 이 때문에 그 집안사람들은 장로가 상서로운 조짐이라며 집안에 복(福)이 들어왔다고 한 흰 송아지를 귀신에게 바친 일 때문에 오히려 집안의 기둥이나 다름없는 아버지와 아들이 장님이 되는 화(禍)를 입었다고 생각했다.

그런 일이 있고 얼마 지나지 않아 이웃한 강대국 초(楚)나라가 송나라를 공격해 성을 포위했다. 당시 사람들은 자식을 바꿔서 잡아먹고 뼈를 쪼개서 밥을 지어먹으면서까지 성을 지켰다.

초나라 군사에 맞서 싸우던 젊은 사람들이 모두 죽고 나서도 살아남은 노인과 어린아이 그리고 병든 사람들조차 마지막까지 모두 성에 올라가 버티면서 끝내 항복하지 않았다.

분노한 초나라 왕은 성을 함락시킨 후 성에 올라 끝까지 저항한 사람들을 모두 죽여 버렸다. 오직 장님이라는 이유 때문에 아무런 일도 할 수 없어서 성에 오르지 않았던 아버지와 아들만이 초나라 왕의 학살로부터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그런데 성을 함락한 후 초나라 왕이 자신의 나라로 돌아가자 이들 부자는 장님이 되었을 때와 같이 아무런 이유 없이 다시 시력을 회복했다고 한다.

이처럼 복이 화가 되고 다시 화가 복이 되는 괴상하고 이해하기 힘든 옛 이야기의 끝 부분에 유안은 앞의 ‘새옹지마’의 고사처럼 자신의 견해를 이렇게 덧붙여 놓았다.

“夫禍福之轉而相生(부화복지전이상생) 其變難見也(기변난견야).”

풀이하면 “대개 화와 복이란 돌고 돌며 서로 번갈아 생겨나기 때문에 그 변화를 헤아리기 어렵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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