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금융투자 ‘BUY’ 의견 전 이오테크닉스 주식 대량 선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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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금융투자 ‘BUY’ 의견 전 이오테크닉스 주식 대량 선매수
  • 박철성 칼럼니스트·팍스경제TV 리서치센터 국장
  • 승인 2019.03.11 07: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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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철성의 주간증시] 주가 1.6배 상승 시점 리포트 발표…전 고점 기준 평균 30% 수익

[박철성의 주간증시] 주가 1.6배 상승 시점 리포트 발표…전 고점 기준 평균 30% 수익

DB금융투자가 이오테크닉스(039030)에 대해 투자의견 ‘BUY’를 제시했다. 지난 2월28일이었다. 매수하라는 얘기였다. 목표 주가는 8만원.

이오테크닉스는 최근 두 차례나 ‘공매도 거래금지’ 종목으로 지정됐다. 공매도 과열 양상으로 몸살을 앓았기 때문이었다. 공매도와 주가변동은 어떤 관계가 있을까? 공매도 세력에 의한 시세조종 의혹이 제기된 배경이다.

일단 여기까진 좋다. 그런데 증권사가 투자의견 ‘BUY’ 제시 전에 선매수를 해도 되는 걸까?

DB금융투자는 리포트 발표 직전까지 미리 이오테크닉스를 대량 순매수했음이 확인됐다. 순매수는 지난 8일까지 이어졌고 총 91억원 규모였다.

▲ 이오테크닉스 일봉 그래프. 최근 주가가 1.6배 뛰었다. DB금융투자의 ‘BUY’ 의견 제시 후 공매도가 극성을 부렸고 주가가 주춤했다. <키움증권 영웅문 캡처·미디어캠프 신원 제공>

DB금융투자 리포트는 지난 2월28일 발표했다. 이오테크닉스 주가가 전저점 대비 1.6배 올랐을 때였다. 더욱이 리포트 발표 전날까지 이오테크닉스를 대량 순매수했다.

DB금융투자의 단수 혹은 복수의 미확인 계좌는 지난해 12월28일부터 올해 2월27일 리포트 발표 전날까지 14만2648주를 순매수했다. 이는 지난 8일 종가기준 총 78억원 규모였다. 평균 매수가격은 4만7847원 부근. 이는 전고점 기준 평균 약 30%, 지난 8일 종가 기준 14% 수익 중으로 파악됐다.

또 DB금융투자 미확인 계좌는 리포트를 발표한 2월28일부터 3월8일까지 2만3901주를 추가 순매수했다. 결국 지난해 12월28일부터 이날까지 순매수는 총 16만6549주, 91억원 규모였다. 평균 매수가격은 4만9092원.

현재 DB금융투자는 이오테크닉스 주식 누적 순매수 증권사 순위 2위에 랭크됐다. 이 부분 1위는 NH투자증권. 같은 기간 동안 총 20만4581주의 순매수. 기존 증권사 중 NH투자증권이 이오테크닉스를 가장 많이 매수한 증권사였다.

그런데 NH투자증권은 이오테크닉스 관련 어떤 리포트도 발표하지 않았다. 시장에서는 DB 투자금융을 ‘이오테크닉스 단골손님(?)’이라고까지 표현했다.

이오테크닉스 주가는 지난해 내내 하락했다. 1년 단위인 연봉 그래프상 고점 대비 주가가 무려 2.7배 주저앉았다. 그런데도 DB금융투자는 지난해 무려 세 차례나 투자의견 ‘BUY’를 제시했다.

심지어 지난해 8월16일 리포트는 당시 주가 기준 목표가를 거의 50% 상승한 8만원으로 제시했었다. 무모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었다. 당시 손절매로 입은 피해는 고스란히 개미 투자자들 몫이었다.

▲ 이오테크닉스 월봉 그래프. 2015년 2월2일 15만3900원이었던 주가가 4년째 하락했음을 알 수 있다. 그런데도 지난해 DB금융투자는 3회에 걸쳐 ‘BUY’ 의견을 제시했다. <키움증권 영웅문 캡처>

리포트 하단 의무적 고지(Compliance Notice)를 통해 “본 조사 자료는 고객의 투자참고용으로 작성된 것”이라면서 “당사(DB금융투자)의 리서치센터가 신뢰할 수 있는 자료 및 정보로부터 얻어진 것이지만 DB금융투자가 그 정확성이나 완전성을 보장할 수 없으므로 어떠한 경우에도 고객의 증권투자 결과에 대한 법적 책임소재의 증빙자료로 사용될 수 없다”고 명시했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하락의 끝을 보인 지난해 말 DB금융투자 미확인 계좌는 이오테크닉스 주식의 순매수에 들어갔다. 네 번째 투자의견 ‘BUY’가 제시되기 직전까지 대량의 순매수를 일으켰다.

DB금융투자가 발표한 이오테크닉스 관련 리포트는 모두 K연구원이 작성했다. 그는 지난해 4월과 5월, 8월 그리고 최근까지 모두 4회에 걸쳐 투자의견 ‘BUY’를 제시했다. 이들 리포트는 모두 목표가가 제시됐다. 4월·5월 목표주가는 10만5000원.

해당 리포트는 K연구원 단독으로 3회 그리고 1회는 다른 연구원과 공동 작성한 것으로 확인됐다. 여기까지가 팩트다.

▲ DB금융투자는 지난해 12월28일~올해 2월27일 이오테크닉스 주식 14만2648주를 순매수했다. 그리고 이튿날 이오테크닉스에 대해 ‘BUY’ 의견을 제시했고 목표가를 8만원으로 잡았다. <키움증권 영웅문 캡처>

K연구원이 작성한 최근 리포트는 이오테크닉스 주가가 이미 1.6배 상승한 시점에 발표됐다. K연구원은 리포트에서 “2019년 이오테크닉스 실적회복 구간”임을 전제한 뒤 “5G 수혜주로 이오테크닉스도 기대되는데 올해 추가적인 해외 수주와 디스플레이 후공정 장비 투자가 기대되기 때문에 디스플레이 장비 매출액은 58% 성장한 760억원에 이를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또 그는 “2019년 실적 회복 전망이 밸류에이션 멀티플 상승 구간 진입의 주된 요인”이라면서 “목표주가 8만원, 투자의견 ‘BUY’ 유지”를 강조했다. 이번에도 리포트 하단 의무적 고지(Compliance Notice)를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런데 의무적 고지는 잘 안 보였다. 보고내용 글자 크기보다 작았기 때문이었다. 책임을 정하는 중요한 내용이던데, 오히려 더 큰 글씨로 잘 보이게 표현해야 했지 않았을까. 세인이 던지는 의문이다.

리포트를 작성한 K연구원과 인터뷰를 시도했다. 직장 동료들을 통해 수차례 메시지 전달을 부탁했다. K연구원에게 문자메시지가 수차례 전달된 것도 확인했다. 하지만 그는 끝내 ‘무대응’으로 일관했다.

결국 DB금융투자 대표이사 비서실을 통해 고원종 대표에게 노크했다. 그제야 B관계자의 답신이 왔다. B관계자는 해당 부서와 K연구원의 입장, 전달자 역할을 했다.

‘BUY’ 제시 전 대량 매수에 대해 B관계자는 “이런 거는 시시각각 금감원을 통해 다 규제받고 모니터링 받고 있으니까 그렇게 말도 안 되는 일을 공개되게 하진 않았을 것”이라면서 “여기 매수창구라는 것이 DB금융투자(계좌)를 통해서 고객들이 산 거다”고 단언했다.

그렇다면 그 사이 DB금융투자가 고객의 동의 없이 계좌를 확인했다는 얘길까? 또 다른 의문이 제기됐다.

또 B관계자는 “해당 자료는 컴프라이언스를 통해 아무 이해 관계없음과 해당 리포트에 언급된 종목의 지분 1% 이상 보유한 적이 전혀 없음을 밝혔다”면서 “이렇게 기초적인 수준의 주가조작, 이런 걸 저지르도록 놔두는 곳이 어디 있겠냐”고 반문했다.

확인 결과 이오테크닉스의 발행 주식은 보통주 1228만626주, 우선주 2만7247주였다. 여기서 1%라면 우선주를 포함해도 12만3078주.

그런데 지난해 12월28일부터 올해 3월8일까지 DB금융투자 누적 순매수는 이보다 훨씬 많은 16만6549주였다.

▲ 이오테크닉스 일별 주가. 최근 개인 창구를 통한 미확인 세력에 의해 주가가 견인됐음을 대변하고 있다. <키움증권 영웅문 캡처>

급등했던 이오테크닉스 주가가 최근 움찔했다. DB금융투자 리포트 ‘BUY’ 의견 제시 후 두드러지는 현상이었다. 공매도가 극성을 부렸기 때문이었다. 급기야 지난 5일 거래소는 이오테크닉스를 공매도 거래금지 종목으로 지정했다. 지난달 7일에 이어 최근에만 두 번째였다.

공매도(Short stock sellingㆍ空賣渡)는 말 그대로 ‘없는 것을 판다’는 뜻이다. 주식이나 채권을 가지고 있지 않은 상태에서 매도주문을 내는 것을 말한다. 가지고 있지 않은 주식이나 채권을 판 후 결제일이 돌아오는 3일 안에 해당 주식이나 채권을 매수하고 매입자에게 돌려주면 된다. 따라서 공매도는 주가 하락을 예견하고 시세차익을 노리는 투자방식이다.

투자자가 주식을 공매도한 뒤 이익을 얻기 위해서는 주가가 반드시 하락해야 한다. 이 때문에 시세조종 등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또 개인이 공매도할 수는 있지만 매우 복잡하고 어렵다. 공매도 세력에 의한 시세조종 의혹이 제기된 배경이다.

짧은 기간 이오테크닉스 주가는 급등했다. 전 저점 대비 1.6배 올랐다. 주가 급등 배경이 무엇일까.

이오테크닉스 C관계자는 “주가 상승 관련 특별한 내용은 없다”면서 “IT주들이 많이 빠졌다가 반도체 장비주들이 다 이렇게 50%, 뭐 많게는 두 배 정도 올랐는데 시장의 흐름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또 그는 “최근 급등만을 보면 안 된다”면서 “원래 15만원 정도 했던 주가가 3만원까지 빠졌다가 최근 5만5000원, 6만원 갔다가 5만5000원 하지 않느냐. 그러니까 너무 최근에 단편적으로 오른 것만 얘기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오테크닉스는 2018년 3분기 재무제표기준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 48.48%, 영업이익 94.92% 감소했다. 해당 당기순이익은 적자전환 됐다. 이오테크닉스 C 관계자 얘기대로 주가가 급등할 어떤 이유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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